이완규 "윤석열 대검서 고립..총장 지시 먹히지 않아"
박태인.김민상 입력 2020.12.19. 00:03 수정 2020.12.19. 01:18 댓글 495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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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사건 영장 보고 못 받은 총장
정작 수사 담당자들은 인사 때 승진
이완규 "청문회라도 했으면" 자조
심재철 "윤 총장 사조직 두목 어울려"
"심 국장은 이순신 모함한 원균" 비판
윤석열 총장 징계에 반대하는 보수단체들이 추미애 장관을 비판하는 근조화환을 법무부 청사에서 서울 대검찰청 앞으로 옮겨 놓았다.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앉힌 참모들에 윤석열 총장은 완전히 고립돼 있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변호인인 이완규 변호사가 한탄하듯 전한 말이다. 이 변호사는 “대검에서 총장의 지시가 전혀 먹히지 않았다”며 “20년 넘게 검사생활을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봤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올해 8월까지 윤 총장의 대검 참모였던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과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 등이 윤 총장 징계위원회에 제출한 진술서에 대해서도 “윤 총장에게 누명을 씌우려는 것”이라 반박했다. 윤 총장 역시 이번 징계위를 통해 채널A 수사 당시 자신의 지시가 묵살됐던 정황을 뒤늦게 알았다고 한다.
채널A 사건은 윤 총장과 추 장관이 요직에 앉힌 검사들이 서로의 확실한 색깔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윤 총장과 아직 추 장관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았던 대검 연구관들은 채널A 수사 당시 “죄가 되기 어려운 사건”이란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성윤 지검장과 김관정 대검 형사부장, 당시 사건을 지휘했던 이정현 중앙지검 1차장(현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는 물론 한 검사장까지 수사가 가능한 사안”이라며 의견을 달리했다. 채널A 사건 감찰을 진행했던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은 징계위에서 “검찰이 총선을 앞두고 여권 인사 수사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라 생각했다”는 취지의 진술까지 했다고 한다.
이완규 변호사는 “채널A 사건에서 윤 총장은 구속영장 관련 내용도 제대로 보고받지 못했다”며 “윤 총장의 지시도 중간에서 묵살되며 전달되지 않았다”고 했다. 김관정 당시 대검 형사부장은 채널A 사건의 수사자문단 회부 관련 지시가 내려졌을 무렵 연차를 내고 연락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채널A 사건은 정말 청문회라도 한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추 장관이 지휘권까지 발동하며 밀어붙였다. 하지만 수사팀은 이른바 검언유착의 당사자로 지목한 한동훈 검사장을 아직 기소하지 못했다. 추 장관은 “실패한 수사였다”는 검찰 내부의 비판과 상관없이 당시 수사 관계자들을 검사장(이정현 당시 중앙지검 1차장)과 차장검사(정진웅 당시 중앙지검 1부장)로 승진시켰다.
대검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지난 1월 추 장관의 ‘윤석열 사단 대학살’ 인사에서 모든 것이 비롯됐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지휘했던 한동훈·박찬호 검사장 등 대검 참모 전원이 수사권이 없는 고검이나 제주도 등 지방검찰청으로 좌천됐다. 반면 현재 윤 총장과 각을 세우는 이성윤·심재철·김관정 검사장이 서울중앙지검장과 대검 핵심요직인 반부패강력부장, 형사부장에 임명됐다. 지난해 조국 전 장관이 임명제청한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까지 더해지며 대검 참모 중 윤 총장과 인연이 있는 인사는 구본선 대검 차장(현 광주고검장) 정도뿐이었다.
이 인사 직후 윤 총장의 여권 수사를 두고 여러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기 시작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조 전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 발급해 준 혐의를 받는 최강욱 현 열린민주당 대표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관계자들의 기소에 동의하지 않았다.
심재철 검사장 역시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무혐의를 주장했다. 윤 총장의 지시로 기소가 결정됐지만, 검찰 내부에서 파열음이 흘러나왔다. 양석조 현 대전고검 검사가 상갓집에서 심 검사장에게 “네가 검사냐”라고 고성을 지른 ‘상갓집 항명 사태’도 이때 터졌다.
당시 대검 사정에 정통한 한 현직 검사는 “윤 총장을 둘러싼 검사장들이 모두 여권 인사 기소에 반대해 추 장관에게 미션을 받고 왔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고 했다. 윤 총장의 주요 징계사유인 판사 문건을 한동수 감찰부장에게 전달한 의혹을 받는 심 검사장은 지난 15일 윤 총장 징계위원회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윤 총장은 사조직 두목에나 어울리는 사람이지, 대통령이 되면 검찰 독재국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무일 검찰총장 당시 대검 참모로 근무했던 한 전직 검사장은 “문 총장의 고집이 윤 총장보다 훨씬 더 셌다. 그때도 참모들은 내부에서 총장과 부딪치며 끊임없이 설득했었다”고 했다. 또 다른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지금 참모들은 윤 총장을 보좌한다는 생각 없이 추 장관만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며 답답해했다.
한편 윤 총장에 대한 이번 징계가 부당하다는 검찰 내부의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18일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 소속 한모 검사는 윤 총장의 징계 사유 중 정치적 중립을 문제 삼은 것과 관련해 내부통신망에 “검찰총장의 모든 행보를 자신의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해석하는 자들을 검찰의 중립성을 흔드는 세력으로 규탄하여야 하지, 검찰총장을 향해 가만히 있다고 징계사유로 삼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썼다. 그는 “징계 심의의결 요지를 보니 일말의 기대마저도 무너졌다”고도 했다. 이에 앞서 이복현 대전지검 부장검사와 김유철 춘천지검 원주지청장, 박영진 울산지검 부장검사 등도 내부망에 징계위 의결 내용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특히 김유철 지청장은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을 가리켜 “‘삼도수군통제사’가 아니라 그냥 ‘원균’”이라고 적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을 모함해 그를 밀어내고 삼도수군통제사 자리에 앉은 원균에 심 국장을 비유한 것이다. 이에 한 부장검사는 “왜군과 싸운 죽은 원균도 심재철 국장에게 빗대기에는 찬사”라는 댓글을 달았다.
박태인·김민상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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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자룡13시간전
친일 매국는들 빨아주는 매국 종양.퉤~
답글20댓글 찬성하기1818댓글 비추천하기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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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삼13시간전
한동훈검사 폰 열지못하면 수사는요원하다 .
답글18댓글 찬성하기1144댓글 비추천하기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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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piri13시간전
윤가와 홍가가 만나 뭔 이야기를 나눴길래 중앙은 이리도 편 파적인 기사만 매일 쏟아내는가.
답글33댓글 찬성하기4690댓글 비추천하기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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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햐하하13시간전
누가 원균이냐?ㅋㅋㅋ 이 기레기야
답글30댓글 찬성하기1133댓글 비추천하기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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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래나무13시간전
신뢰도 1%
답글16댓글 찬성하기658댓글 비추천하기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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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을 등록해 주세요13시간전
ㅋㅋㅋ 96만 원어치 받아먹어서 무죄랴는 넘들이 ......쓰래기 집단...
답글23댓글 찬성하기4978댓글 비추천하기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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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스마일14시간전
조폭두목같은놈을 진정한검사라면 누가 따를까?
답글20댓글 찬성하기1514댓글 비추천하기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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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nKim123416시간전
검찰개혁을 반하고, 한동훈 같은 놈을 감싸니 고립되지 ㅉㅉㅉ
답글53댓글 찬성하기5287댓글 비추천하기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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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하나13시간전
기레기
답글5댓글 찬성하기722댓글 비추천하기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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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yne13시간전
서로 먼저 살길 찾겠다고 꿈틀거리는 모습이 웬지 화장실 구더기 같습니다. 이런 인간들이 국민들의 머리위에서 법을 주물렀다고 생각하니 정말 슬퍼지는 군요. 단 한 넘이라도 양심선언하고 나오면 전체를 저주하지는 않으련다. 소돔 고모라가 떠오름니다. 신이 의인 몇명이 있으면 멸망시키지 않겠다고 하셨지요?
답글8댓글 찬성하기1516댓글 비추천하기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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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정13시간전
아직 검찰이 개혁의 논란으로 국정이 삐걱거리고 국민이 혼란스러운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예전에 참석했던 노통의 검사와의 대화를 기억하는가? 대통령이 꿈꾸던 국민의 검찰을 조롱하고 보복했던 얼만전 일들을 잊은건 아니겠지!
답글17댓글 찬성하기2518댓글 비추천하기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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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ate douce19시간전
기레기들 참~ 애쓴다. 윤춘장은 또 왜이리 구질구질하니???
답글28댓글 찬성하기2950댓글 비추천하기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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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Park13시간전
로늘도 연일 기레기들 일한다 가짜 뉴우스 생산
답글10댓글 찬성하기1597댓글 비추천하기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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