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車 기술력 비해 인프라 부족한 韓..맹추격하는 獨
박민기 입력 2018.12.16. 06:10전 세계 수소충전소 약 320개 중 절반 이상 미국·유럽에 있어
BMW, 2020년 수소연료전지 전기차 위한 인증 부품 개발 완료
벤츠, 수소연료전지 하이브리드 SUV 내년 봄 고객 인도 예정
【서울=뉴시스】박민기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은 2030년까지 수소연료전지 스택(수소차 엔진) 생산 능력을 완성차 50만대분을 포함한 70만기 규모로 대폭 확대할 것이며, 머지 않아 다가올 수소경제라는 신산업 분야의 '퍼스트 무버'로서 수소가 주요 에너지인 수소사회를 선도해 나가겠습니다."
지난 11일 현대모비스 충주공장에서 열린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제2공장 신축 기공식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수소·수소전기차 중장기 로드맵인 'FCEV 비전 2030'을 발표했다.
FCEV 비전 2030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수소 리더십을 지속 강화하기 위해 2030년까지 연구·개발(R&D)과 설비 확대 등에 누적 7조6000억원을 투자하고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타 완성차, 선박, 철도, 지게차 등의 운송 분야를 비롯해 전력 생산·저장 등의 발전 분야에서도 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하는 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투싼 FCEV' 등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에 성공하는 등 수소차 관련 핵심 기술과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중국, 일본, 유럽 등 다른 나라들에 비해 복잡한 관련 규제들과 인프로 부족 문제 등에 발목이 잡혀 실제 대규모 양산에는 아직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중장기 로드맵 발표로 국내 수소차 상용화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는 과거에 비해 커졌지만 한국이 기술력을 살려 수소차 시대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부족한 인프라 확보'가 가장 시급한 문제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한국에 비해 아직 수소차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미국과 유럽 등은 본격적인 수소전기차 개발에 박차는 가하는 동시에 막강한 인프라를 앞세워 수소차 시장의 글로벌 리더 자리를 쟁취하려 하고 있다.
전 세계 수소 충전소 약 320개 중 140여개를 갖고 있는 유럽과 70여개를 갖고 있는 미국이 기술력을 확보하게 될 경우 한국과는 차원이 다른 속도로 수소차를 양산할 수 있게 된다. 현재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수소 충전소는 서울에 2개, 전국으로 따져봐도 9개 뿐이다.
독일 완성차업체 BMW는 오래 전부터 수소전기차 관련 기술 분야에서 연구·개발 작업을 진행해왔다. 2013년 일본 완성차업체 도요타와의 협력 관계 구축으로 2020년까지 '수소연료전지 전기차를 위한 인증 부품 개발 완료'라는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MW는 향후 석유 등의 화석연료 고갈과 이산화탄소 배출가스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70년대부터 친환경차량 개발을 위한 'BMW 클린에너지'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으며 지난 40여년간 진행된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수소기술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BMW는 2015년 'BMW 이노베이션 데이즈'에서 자사의 5시리즈 '그란투리스모'를 기반으로 한 시연 차량을 통해 수소 연료전지 구동 시스템 분야의 연구·개발 결과를 선보였다. 해당 차량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으면서도 기동성과 함께 역동성, 탁월한 승차감, 장거리 주행 역량 등을 모두 만족했다.
수소전기차의 성공적인 시장 도입을 위해서는 수소 충전 인프라의 개발과 구축 역시 필수적이다. BMW와 도요타는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의 접근성과 성능을 향상시키는데 일조할 수 있는 기술 표준을 공동으로 만들어 가는 등의 인프라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BMW그룹 산하에 있는 디자인웍스(DesignWorks)는 지난해 독일 하노버 국제산업박람회에서 혁신적인 수소 충전기 콘셉트를 공개했다.
유럽 최대 석유 정유소 쉘(Shell)의 의뢰로 제작된 수소 충전기는 기존 석유 연료 충전기 디자인으로 친숙한 'H'나 'L' 모양에서 벗어나 알파벳 'I'를 형상화한 기둥형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충전기에 장착된 대형 스크린은 보유 연료량과 충전 완료까지 남은 시간, 가격 등의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며 충전용 노즐에 탑재된 작은 스크린을 통해 충전 과정을 단계별로 안내받을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엔지니어들은 다임러 네트워크 파트너들과의 긴밀한 협력으로 완전히 새로운 연료전지 시스템을 개발했다.
2010년 시장에 선보인 'B클래스 F-CELL'과 비교해도 약 40% 더 높은 출력을 제공하는 반면 연료전지 시스템은 이전 보다 약 30% 작아진 크기로 엔진룸에 완전히 수용될 수 있게 만들어져 기존 내연기관의 엔진과 같은 위치에 설치될 수 있다.
또 연료전지에서 백금 사용을 90%까지 줄였지만 동일한 성능은 유지됐으며 시스템 비용을 낮춰 자원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벤츠가 지난해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미래 무공해 모빌리티를 표방하면 선보인 'GLC F-CELL'은 수소연료와 배터리 기술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형태로 결합한 수소연료전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3분 이내의 짧은 수소 충전 시간 등의 장점을 갖췄다.
GLC F-CELL은 4.4㎏의 수소로 최대 약 430㎞(유럽연비측정방식 기준)를 주행할 수 있으며 대형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해 최대 51㎞까지 주행할 수 있는 추가 에너지가 제공된다. 최고 출력 155㎾의 역동적인 성능과 무공해 주행은 운전자를 위해 함께 따라오는 차량의 장점이다.
해당 차량은 지난달부터 독일에서 고객 인도가 시작됐다. 첫 번째 고객은 독일의 정부 부처와 독일의 철도 회사인 도이치반 등이 포함됐으며 올해 안에 스투트가르트와 함부르크 등에서 추가 인도가 진행된다. 일반 고객들 대상으로 내년 봄부터 본격적인 인도가 시작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수소 가격 인하로 수소전기차의 연간 운영비가 전기차 수준으로 떨어지고 전력 생산을 위한 발전 원가도 천연가스 발전과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전기·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연적인 현재 상황에서 기술력을 갖춘 한국의 성공적인 수소전기차 상용화를 위해서는 규제 완화와 인프라 확충 등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mink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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