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보다 15배 비싼 데이터.. 3G는 속 쓰리지? 본문
LTE보다 15배 비싼 데이터.. 3G는 속 쓰리지?
오마이뉴스입력2013.09.10 09:45수정2013.09.10 10:11[오마이뉴스 김시연 기자]
[取중眞담]은 < 오마이뉴스 >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 편집자말 >
올해 초 아내가 '요금 폭탄'을 맞았습니다. 평소 월 5만 원대였던 이동전화요금이 8만 원 넘게 나온 겁니다. 무선 데이터가 화근이었습니다. 아내는 월 기본료 4만4천 원(부가세 제외)짜리 3G 스마트폰 정액 요금제를 쓰는데 기본량 500MB(메가바이트)의 2배를 써 2만6천 원을 더 내게 된 것이죠.
그런데 정작 같은 통신사 4만 2천 원짜리 LTE 요금제를 쓰는 전 기본 데이터가 3배나 됩니다. 3G보다 속도가 5배 빠르다는 LTE고, 기본요금도 2천 원 더 싼데도 데이터는 1.5GB(기가바이트)까지 쓸 수 있는 것이죠.
그래도 44요금제는 나은 편입니다. 데이터 100MB를 제공하는 34요금제는 무려 7.5배(LTE34는 750MB) 차이가 납니다. 데이터 초과 요금 역시 3G가 LTE보다 오히려 2.5배 비쌉니다. LTE는 똑같이 500MB 더 써도 1만 원만 내면 되는 것이죠.
똑같은 요금 내고 3G는 100MB, LTE는 750MB?
왜 이런 요금 역전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요? 이통3사가 LTE에 '올인'하면서 기존 2G-3G 가입자는 찬밥 신세가 됐기 때문이죠.
LTE 과열 마케팅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닙니다. 최근엔 'LTE-A(어드밴스드)'를 넘어 '광대역 LTE(LTE-A)'를 둘러싼 용어 논쟁으로 번졌습니다. 사실 통신 분야를 3년 넘게 취재한 저조차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지금 국내 이동통신시장은 2G(세대)와 3G, 4G 기술이 뒤섞여 있습니다. 음성통화 중심이었던 2G와 달리 3G에선 음성과 데이터가 공존했고 스마트폰이 등장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LTE, 와이브로 등 4G는 무선데이터 중심이고 속도도 최대 75Mbps(다운로드 기준)로 5배 정도 빨라졌습니다. 올해 7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서 시작한 LTE-A는 최대 150Mbps로 2배 더 빠릅니다. 여기에 KT가 이달부터 '광대역 LTE-A' 서비스로 맞붙습니다.
LTE는 기존 이동통신기술과 달리 주파수대역폭이 넓을수록 더 빠른 속도를 냅니다. 2차선도로보다 4차선도로, 8차선도로가 더 빠른 이치죠. 'LTE-A'가 '주파수집성기술'을 활용해 서로 떨어진 2개 주파수대역을 묶어 '2배 속도'를 냈다면, '광대역 LTE'는 이미 2배 넓은 광대역망을 확보했기 때문에 별다른 기술 없이도 '2배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또 LTE-A 전용 단말기뿐 아니라 기존 LTE 단말기도 최대 100Mbps까지 속도가 빨라지는 장점이 있죠.
이통3사 모두 광대역망을 확보했지만 당장 서비스할 수 있는 건 KT가 유일합니다. 대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LTE-A 시장을 선점하고 있죠. 이처럼 저마다 다른 처지에서 이통3사는 자신들이 더 잘났다고 과시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3G 섞인 LTE'-'100% LTE'니, '광대역 LTE-A'-'광대역 LTE'니 하는 온갖 마케팅 용어들을 남발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이들이 마케팅에 걸맞은 서비스를 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LTE 최고 속도가 75Mbps라고 하지만 평균 25Mbps 정도(벤치비 9월 8일 기준)고, LTE-A 역시 서비스 지역이 제한적이고 LTE 속도만도 못할 때도 많습니다.
3G 요금 역전 현상 부른 이통3사 LTE 과열 마케팅
더 심각한 건 기존 2G-3G 가입자 역차별 문제입니다. 3G 54요금제부터는 '데이터 무제한'이 적용되지만 34-44요금제는 LTE보다 속도가 느린 3G 데이터를 더 비싼 요금을 내고 쓰고 있습니다.
이에 한 통신사 관계자는 9일 "3G 기지국은 10년 전 장비를 사용해 단위당 원가가 더 높다"면서 "LTE는 속도는 더 빠르지만 최신 장비를 사용해 원가도 내려가 요금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언뜻 그럴듯해 보이지만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면 기존 서비스 가격은 내려가는 세상 이치와는 동떨어집니다.
실제 지금까지 통신사들은 새로운 네트워크 투자에 많은 돈이 든다는 이유로 기본료 폐지나 통신요금 인하에 반대해 왔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신규 투자 혜택은 LTE, LTE-A 가입자들이 다 가져가고 정작 이미 투자비용을 회수하고도 남은 2G-3G 가입자들이 뒷감당하는 불합리한 구조를 수십 년째 이어온 셈이죠.
그렇다고 LTE, LTE-A 요금을 지금보다 더 올리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새 서비스 가입자 확보에 신경 쓰는 만큼 기존 서비스 가입자도 배려하라는 것이죠.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도 "3G 요금제는 2009년에 나왔고 LTE 요금제는 2011년에 나와 3G보다 혜택을 더 준 건 사실"이라면서도 "(데이터 요금 역전 현상 관련) 기존 3G 사용자에 대한 혜택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T는 이달부터 '데이터 2배' 이벤트 대상자를 모든 LTE 요금제로 확대하면서 3G 요금제는 제외했습니다. 기본 데이터 격차가 기존 44요금제(500MB)는 3배에서 6배(3GB), 34요금제(100MB) 7.5배에서 무려 15배(1.5GB)로 늘어난 것이죠. LTE 속도 1/5에도 못 미치는 3G 서비스 가입자들에게 동등하진 못할망정 더 비싼 요금을 요구하는 건 잘못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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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아내가 '요금 폭탄'을 맞았습니다. 평소 월 5만 원대였던 이동전화요금이 8만 원 넘게 나온 겁니다. 무선 데이터가 화근이었습니다. 아내는 월 기본료 4만4천 원(부가세 제외)짜리 3G 스마트폰 정액 요금제를 쓰는데 기본량 500MB(메가바이트)의 2배를 써 2만6천 원을 더 내게 된 것이죠.
▲SK텔레콤은 6월 27일부터 국내 최초로 기존 LTE보다 속도가 2배 빠른 LTE-A 서비스를 시작했다. |
ⓒ SK텔레콤 |
그래도 44요금제는 나은 편입니다. 데이터 100MB를 제공하는 34요금제는 무려 7.5배(LTE34는 750MB) 차이가 납니다. 데이터 초과 요금 역시 3G가 LTE보다 오히려 2.5배 비쌉니다. LTE는 똑같이 500MB 더 써도 1만 원만 내면 되는 것이죠.
똑같은 요금 내고 3G는 100MB, LTE는 750MB?
왜 이런 요금 역전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요? 이통3사가 LTE에 '올인'하면서 기존 2G-3G 가입자는 찬밥 신세가 됐기 때문이죠.
LTE 과열 마케팅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닙니다. 최근엔 'LTE-A(어드밴스드)'를 넘어 '광대역 LTE(LTE-A)'를 둘러싼 용어 논쟁으로 번졌습니다. 사실 통신 분야를 3년 넘게 취재한 저조차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지금 국내 이동통신시장은 2G(세대)와 3G, 4G 기술이 뒤섞여 있습니다. 음성통화 중심이었던 2G와 달리 3G에선 음성과 데이터가 공존했고 스마트폰이 등장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LTE, 와이브로 등 4G는 무선데이터 중심이고 속도도 최대 75Mbps(다운로드 기준)로 5배 정도 빨라졌습니다. 올해 7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서 시작한 LTE-A는 최대 150Mbps로 2배 더 빠릅니다. 여기에 KT가 이달부터 '광대역 LTE-A' 서비스로 맞붙습니다.
LTE는 기존 이동통신기술과 달리 주파수대역폭이 넓을수록 더 빠른 속도를 냅니다. 2차선도로보다 4차선도로, 8차선도로가 더 빠른 이치죠. 'LTE-A'가 '주파수집성기술'을 활용해 서로 떨어진 2개 주파수대역을 묶어 '2배 속도'를 냈다면, '광대역 LTE'는 이미 2배 넓은 광대역망을 확보했기 때문에 별다른 기술 없이도 '2배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또 LTE-A 전용 단말기뿐 아니라 기존 LTE 단말기도 최대 100Mbps까지 속도가 빨라지는 장점이 있죠.
이통3사 모두 광대역망을 확보했지만 당장 서비스할 수 있는 건 KT가 유일합니다. 대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LTE-A 시장을 선점하고 있죠. 이처럼 저마다 다른 처지에서 이통3사는 자신들이 더 잘났다고 과시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3G 섞인 LTE'-'100% LTE'니, '광대역 LTE-A'-'광대역 LTE'니 하는 온갖 마케팅 용어들을 남발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이들이 마케팅에 걸맞은 서비스를 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LTE 최고 속도가 75Mbps라고 하지만 평균 25Mbps 정도(벤치비 9월 8일 기준)고, LTE-A 역시 서비스 지역이 제한적이고 LTE 속도만도 못할 때도 많습니다.
3G 요금 역전 현상 부른 이통3사 LTE 과열 마케팅
▲표현명 KT T & C부문 사장이 2일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광대역 LTE-A 서비스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 김시연 |
이에 한 통신사 관계자는 9일 "3G 기지국은 10년 전 장비를 사용해 단위당 원가가 더 높다"면서 "LTE는 속도는 더 빠르지만 최신 장비를 사용해 원가도 내려가 요금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언뜻 그럴듯해 보이지만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면 기존 서비스 가격은 내려가는 세상 이치와는 동떨어집니다.
실제 지금까지 통신사들은 새로운 네트워크 투자에 많은 돈이 든다는 이유로 기본료 폐지나 통신요금 인하에 반대해 왔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신규 투자 혜택은 LTE, LTE-A 가입자들이 다 가져가고 정작 이미 투자비용을 회수하고도 남은 2G-3G 가입자들이 뒷감당하는 불합리한 구조를 수십 년째 이어온 셈이죠.
그렇다고 LTE, LTE-A 요금을 지금보다 더 올리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새 서비스 가입자 확보에 신경 쓰는 만큼 기존 서비스 가입자도 배려하라는 것이죠.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도 "3G 요금제는 2009년에 나왔고 LTE 요금제는 2011년에 나와 3G보다 혜택을 더 준 건 사실"이라면서도 "(데이터 요금 역전 현상 관련) 기존 3G 사용자에 대한 혜택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T는 이달부터 '데이터 2배' 이벤트 대상자를 모든 LTE 요금제로 확대하면서 3G 요금제는 제외했습니다. 기본 데이터 격차가 기존 44요금제(500MB)는 3배에서 6배(3GB), 34요금제(100MB) 7.5배에서 무려 15배(1.5GB)로 늘어난 것이죠. LTE 속도 1/5에도 못 미치는 3G 서비스 가입자들에게 동등하진 못할망정 더 비싼 요금을 요구하는 건 잘못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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