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상식

천개의 눈·스텔스..美 F-16 뛰어넘는 '4.5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

목사골 최 2021. 4. 9. 21:26

천개의 눈·스텔스..美 F-16 뛰어넘는 '4.5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 입력 2021. 04. 09. 18:00 수정 2021. 04. 09. 18:27 댓글 83

[민병권의 군사이야기-첫 토종 전투기 'KF-21 보라매' 출고식]
공대공 임무효과 4세대 최대 4배
2026년부터 6년간 120대 배치
40년 넘은 F-4·F-5 전량 대체
1호기 기준 국산화율 65% 목표
최소 30조 이상 경제효과 기대

[서울경제]

# 20XX년 X월 XX일 영해 상공에 적군 비행체가 침투한다. 인근의 아군 전투기 2대가 긴급 출격한다. 우리 손으로 개발·제작한 ‘KF-21보라매’ 전투기다. 보라매 편대는 실시간 데이터링크 기술을 통해 조기 경보기와 지상 레이더로부터 실시간으로 표적 데이터를 수신한다. 파일럿들은 즉시 강력한 쌍발 엔진으로 초음속 가속해 적기를 향한다. 이윽고 전방의 적기 4대를 120㎞ 이상(추정치) 거리에서 먼저 탐지·조준해 4발의 중거리 미사일을 쏜다. 적군기는 아직 아군기를 발견조차 못했다. 보라매 레이더의 탐지 거리가 적군기 레이더보다 월등히 길기 때문이다. 적군기는 보라매를 탐지·반격할 새도 없이 미사일을 피하느라 산개한다. 적기 가운데 3대는 회피에 실패해 격추됐다. 나머지 1대는 미사일을 교란하는 채프를 뿌리며 가까스로 회피한 뒤 미사일들로 반격한다. 그러나 적군기의 미사일은 빗나간다. 아군기의 항전 장비들이 ‘전파교란(재밍)’ 기술로 적군 미사일을 교란한 것이다. 곧이어 보라매가 근접해온 단거리 미사일로 남은 적기 1기마저 격추한다.

이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그려본 미래 전장의 모습이다. 그 주역인 한국형 전투기(KF-X)가 드디어 탄생했다. 정식 고유명칭은 ‘KF-21 보라매’로 결정됐다. 9일 제작사인 KAI의 경남 사천 공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첫 시제기 출고(롤아웃) 행사가 열렸다. 정부와 국내 방위산업계가 지난 19년간 정권을 초월해 뚝심 있게 전투기 국산화를 추진한 성과다.

보라매 시제기는 내년 상반기까지 총 6대가 제작돼 오는 2026년까지 각종 지상·비행시험 등을 거친다. 이어서 2026년부터 2032년까지 총 120대가 양산돼 실전 배치된다. 보라매 시제기가 향후 최종 시험을 마치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여덟 번째 첨단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국가 반열에 오른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정부는 2030년대 ‘항공 분야 세계 7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삼았다”며 전투기 엔진 등 핵심 기술의 자립도 제고 및 항공 산업 적극 지원 방침을 밝혔다.

◇공군력 대도약=보라매는 F-16·F-15 등 기존 4세대 전투기들을 넘어선 4.5세대 전투기로 개발됐다. 4세대 전투기보다 먼저 적 표적을 탐지·추적해 몰래 접근한 뒤 선제공격하고 적의 반격을 무력화하면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따라서 보라매는 기존 F-16 대비 4.1배, F/A-18E전투기 대비 1.2배의 공대공 임무 효과를 낼 것으로 공군은 기대하고 있다. 공대지 임무에서는 F-16C 대비 1.3배의 효과가 기대된다.

이는 보라매가 적군의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는 저피탐 형상으로 기체가 설계된 데다 먼 거리를 넓은 각도로 감시하면서 동시에 여러 물체를 동시 탐지할 수 있는 에이사(AESA) 레이더를 갖췄기 때문이다. 표적의 식별·추적을 돕는 각종 전자광학 센서 장치, 적의 레이더 및 공격 무기를 교란·무력화할 수 있는 항전 장비 등도 이 같은 성능을 담보한다. 이들 기술은 모두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주도 아래 KAI·한화시스·LIG넥스원 등 국내 방위산업체들이 개발했다.

현존하는 전투기 중 4.5세대 전투기를 앞선 것으로 공인받는 것은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미국의 F-22(일명 ‘랩터’), F-35뿐이다. 중국은 J-20 및 J-31 전투기를, 러시아는 수호이-57전투기를 각각 5세대 스텔스 전투기로 개발·배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성능 결함 등으로 진정한 5세대 성능을 낼 수 있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보라매도 향후 5세대로 진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 당국은 우선 2028년까지 4.5세대 전투기 기술 개발을 완료한 후 경제성 및 기술 타당성 등을 검토해 5세대 스텔스기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안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당장 4.5세대 능력만 겸비해도 보라매는 대한민국 공군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 수입된 지 40년 이상 지난 3세대 전투기인 F-4·F-5를 전량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400기를 밑도는 우리 공군 전투기 중 30% 이상이 F-4·F-5인 것으로 전해진다.

◇경제 파급력 기대=정부는 보라매 개발을 위해 지난 2015년부터 2028년까지 총 8조 8,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한 상태다. 여기에 양산 비용까지 더하면 120대 개발·생산에 총 18조 6,000억 원가량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데다 기술적 난도 역시 높아 정부는 2003년 3월부터 2014년 9월 사이에 무려 일곱 차례에 걸쳐 사업 추진 타당성 분석이나 사업 추진 전략 연구를 실시했다. 그 가운데 2003년 및 2012년 한국국방연구원(KIDA)과 2006년 한국개발원(KDI)이 각각 수행한 분석에서 사업 타당성에 대한 부정적 진단이 나와 보라매 개발이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 같은 위기 가운데서도 국산 전투기 개발은 정권을 초월해 릴레이 달리기처럼 이어졌다. 2001년 3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산 전투기 개발을 천명해 불씨를 심은 데 이어 이명박 정부 시절 탐색 개발에 돌입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5년 체계 개발 계약을 통해 본격적으로 보라매 사업에 시동이 걸렸다.

당국자들은 보라매 사업이 최소한 30조 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기체계연구원의 2017년 분석에 따르면 24조 4,000억 원가량의 생산 유발효과와 약 5조 9,000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기대된다. 이는 우리 공군이 구매하기로 한 120대와 인도네시아가 사업 지분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구매하기로한 60대 등 총 180대를 양산했을 때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아시아와 중동 등 신흥국에서 추가 수출 가능성이 있어 실제 경제 효과는 ‘30조 원+알파’가 될 것으로 보인다. KAI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중동·유럽의 10여 개국을 잠재적 수출 시장으로 보고 있다”며 “우선 4.5세대 시장의 중형기 분야를 틈새시장으로 뚫고 이후 보라매를 단계적으로 진화시켜 5~6세대 시장도 겨냥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인도네시아의 경우 내부 정치적·재정적 상황으로 수요 변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다른 신흥국에 대해서는 면밀한 시장조사가 필요해 수출 시장 개척을 위한 범정부·범산업계 차원의 총력적인 협업이 필요해보인다.

한편 무기체계연구원은 약 49조 5,000억 원의 기술 파급효과와 약 11만 명의 취업 유발효과도 예상했다. 보라매 양산 단계에서 국산화율을 6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기 때문이다. 현재 719개 국내 업체가 참여해 우선적으로 주요 구성품 100품목 중 69품목에 대한 국산화에 힘쓰고 있다. 방사청의 한 관계자는 “보라매 개발·양산에는 국내 국방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사업 비용이 투입되지만 국산화율이 높아 비용 중 상당액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고 국내로 환류돼 고용 창출과 기술·산업 발전으로 선순환된다”며 국부 차원의 순기능을 소개했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7

 

25

 

9

 

0

 

0

서울경제 주요 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

 

공지다음 뉴스가 언론사 선택 기능을 제공합니다.

댓글 83MY

댓글 입력

세이프봇 설정

설정 버튼

  • 추천댓글도움말
  • 찬반순
  • 최신순
  • 과거순

 

새로운 댓글 1

  • GAG2시간전북칸 비행기는 포니 한쿡 비행기는 에쿠스
  • 답글1댓글 찬성하기8댓글 비추천하기1
  • 권영현2시간전자주국방!! 출고식 보는데 진짜 감격스럽더라
  • 답글 작성댓글 찬성하기15댓글 비추천하기3
  • 학교종일땡땡이2시간전자랑스럽네요. 올 해 우리가 개발한 발사체로 인공위성도 쏜다는데. 이제 대한민국도 경제, 군사, 항공우주, 민주주의 등 어느하나 꿀리는게 없네여. 전세계 빅7안에 들어가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불과 70년전에만 해도 최빈국에 기술고 없는 나라였는데. 대단합니다. 가주아. 대한민국 ~~~~~~ 언론과 정치만 발전하면 더 이상 바랄께 없는데 ㅠㅠ
  • 답글 작성댓글 찬성하기63댓글 비추천하기1
  • 김태인2시간전대한 민국 국방 과학의 쾌 거 자주 국방 실현 앞 당기자
  • 답글 작성댓글 찬성하기26댓글 비추천하기1
  • ?2시간전주유소 기름가격이 쭉쭉오르는데 코로나로힘든 국민들생각해서 유류세좀 내려주면 않되나요ㅡ
  • 답글1댓글 찬성하기9댓글 비추천하기2
  • 수평선너머엔2시간전중국이 자랑하는 스텔스기 J-20은 러시아제 엔진 카피해 성능 떨어지는 엔진문제도 있고 인도군의 레이더에 탐지되는 등 결함투성이. 우리 KF-21 보라매처럼 개량을 거듭해 완전한 5세대 전투기의 성능을 내겠다는 것이 중국의 입장. 사실 중국은 워낙 허풍이 심해 무기성능에 대한 그들의 말은 믿을 수 있는게 하나도 없다. J-20이 제대로 기동은 하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앞으로 동북아 하늘은 우리가 접수할 것. 이제 러시아와 미국도 추월해 보자.
  • 답글7댓글 찬성하기26댓글 비추천하기2
  • 세월은사람을기다리지않는다2시간전K-2 흑표를 터어키에 기술 넘겨 복제해 팔아먹도록 만든 과거를 되풀이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꼴랑 20% 지분 참여로 생산기술을 몽땅 넘겨달라는 인도네시아의 요구는 말도 안된다. 지분 참여만큼 제조하여 팔기만 해라.답글3댓글 찬성하기72댓글 비추천하기0
  • 직진2시간전80년대 국민학교 시절.....제공호를 교과서에서 보며 뿌듯해 하다가......성인이 되어 제공호의 실체를 알고서 실망했던 기억이.........., 감개무량하네요!
  • 답글 작성댓글 찬성하기11댓글 비추천하기2
  • 야화3시간전자주국방에 한걸음 더.... 좋습니다.답글 작성댓글 찬성하기11댓글 비추천하기1
  • 安居危思2시간전누가 개발 지연시키고 개발비 삭감시키고 미국 전투기 구해했냐? 국짐당 패거리들 ? 보수냐 친일 매국 빨갱이 들이냐?
  • 답글4댓글 찬성하기44댓글 비추천하기24
  • .2시간전미국이 전투기살때마다 비싸게굴더니 한국전투기성공햇네 김대지50년도전쟁이르켜 미국이도와줫다고 그렇게깝치더니 못보겟다 상종못할미국놈 다시는 누구의동저없이 우리힘기술로 세상을정복하자 미국놈실타 거들먹거리는꼴
  • 답글 작성댓글 찬성하기4댓글 비추천하기2
  • 박운종2시간전부품한개라도 불량품이 들어가서는 박살난다.
  • 답글 작성댓글 찬성하기5댓글 비추천하기1
  • 정민정민3시간전대한민국은 외세에 흔들리지 않는 자주국방의 길을 온전히 걸어가야 한다
  • 답글 작성댓글 찬성하기23댓글 비추천하기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