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치료

"혈액암 오진에 세상 뜬 아내..병원은 잘못없단 말만"

목사골 최 2021. 2. 19. 18:03

"혈액암 오진에 세상 뜬 아내..병원은 잘못없단 말만" [인터뷰]

최민우 입력 2021. 02. 19. 09:27 수정 2021. 02. 19. 16:32 댓글 2281

 


86년생 이제 갓 아이 엄마가 된 36살 김유정(가명)씨가 대학병원 병실에서 숨을 거뒀다. 김씨는 병원 두 곳에서 각기 다른 진단을 받았다. 처음 진료를 본 중앙대병원 의료진은 혈액암 진단을 내렸다. 혈액암 초기라는 말에 안심하며 1회 600만원에 달하는 항암주사를 총 4번 맞았지만 김씨의 모습은 날로 야위어갔다. 답답한 마음에 찾은 여의도성모병원에선 전혀 다른 진단이 나왔다. 전신형 만성 활동성 EB바이러스감염증. 의료진은 서둘러 치료를 했지만 김씨의 몸은 항암치료로 쇠약해진 상태였다. 김씨는 지난달 14일 항암 후 합병된 증상에 대한 치료 중 급성신부전 등으로 눈을 감았다.

김씨의 죽음에 대해 중앙대병원은 진단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성모병원 역시 병원마다 진료 시스템이 다르다며 중앙대병원의 진단을 오진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18일 남편 이상우(41·가명)씨와 전화 인터뷰를 갖고 상황을 물었다. 이씨는 통화 내내 “건강했던 아내를 이렇게 잃게 될 줄 몰랐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최근 대학병원 의료진의 오진으로 아내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사망했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청원은 게시 하루 만에 3만4157명의 동의를 얻은 상황이다.

이씨는 “성모병원 측에서 중앙대병원 진료 기록을 전달받아 분석한 결과 혈액암으로 단정 지을 수 있는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말을 전했다”면서 “하지만 중앙대에서는 ‘오진이 아니다, 표준대로 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아내가 죽는다는 생각조차 못했다. 암 초기라 해서 어떻게든 살 거로 생각했다”며 “의사 말만 믿고 다른 병원을 찾지 않았다면 아내의 진짜 병명도 모를 뻔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씨는 유명 병원의 교수였던 담당의를 전적으로 믿었다고 했다. 이씨는 “교수가 먼저 신약 항암 주사를 추천했다. 총 4차례 진행했다”며 “1회에 600만원이 들었지만, 아내의 건강이 나아지고 있다는 교수의 말에 치료를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내의 상태는 점점 나빠졌고, 결국 다른 병원으로 옮겼다. 성모병원은 혈액암이 아닌 ‘전신형 만성 활동성 EB바이러스감염증 및 거대세포바이러스’라는 진단을 내렸다.

이씨는 “아내가 몸이 너무 안 좋은 상태로 성모병원에 왔다. 당시 아내의 몸무게는 32㎏ 수준이었다”며 “아내의 체력이 너무 떨어져 치료할 방법이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했다. 아내 김씨는 결국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유족이 제공한 진단서에 따르면 김씨는 항암 후 합병된 증상에 대해 주사 영양제 공급, 수혈 등 대증 치료를 받다가 2차 감염 및 전신상태 악화로 사망했다.

김씨의 사망에 대해 중앙대병원 측은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이씨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담당 교수에 확인한 결과 오진은 분명히 아니다. 진료 결과 혈액암으로 진단이 됐고, 지침에 따라 진료했다”고 밝혔다.

성모병원 측은 “담당의에 따르면 김씨가 걸린 병은 흔치 않은 병으로 병원, 의료진마다 진단이 다를 수 있다”며 “중앙대병원도 자체 진단 프로토콜로 진단을 내린 것으로 보여 치료행위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다른 진단을 내렸을 뿐”이라며 “중앙대병원 진단을 오진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양측 병원의 설명에 대해 이씨는 “병원 상대로 소송을 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 줄 안다. 1심, 2심 그리고 대법원까지 수년에 세월이 지나야 한다는 것도 안다”면서 “아이를 혼자 키우며 일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기기 힘든 싸움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이씨가 원하는 건 진솔한 설명이었다. 그는 “중앙대도 오진이 아니라고 하고, 성모병원도 아니라고 하니 답답할 나름이다. 어렵게 병원을 찾아가면 무조건 아니라고만 말한다”며 “어떻게 다른 판정이 나올 수 있었는지에 대해 듣고 싶다.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가 하늘에서라도 억울함을 풀었으면 좋겠다. 부디 병원에서 이렇게 된 원인에 대해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중앙대병원 측이 19일 공식 입장을 전했다. 병원 측은 “우선 병원과 관련 의료진은 해당 환자분이 사망하신 데 대해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본원 의료진은 당시 환자의 경우 정확한 검사를 통해 국제보건기구 WHO 분류에 따라 ‘악성림프종(혈액암)’으로 명확히 진단되었으며, 이후 표준 진료 지침에 따라 정상적인 진료 및 치료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의료 현실에서는 의사가 검증 혹은 승인되지 않은 약을 마음대로 쓸 수 없다”며 “치료기간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승인받은 약제 조합만을 투여했고, 마지막에 사용한 고가 약제도 임상시험약이 아니라 해당 림프종 치료에 승인받은 항암치료제였다”고 강조했다.

국민건강보험 혜택이 아직 적용되지는 않지만, 림프종을 치료하는 의사들이 김씨와 동일한 질병이면서 치료가 잘되지 않는 경우 해당 항암치료제를 사용한다고도 설명했다.

병원 측은 그러면서 “치료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을 보호자 측에 설명을 드리고 사전 동의하에 투여했다”면서 “환자분이 쾌차하시기를 기대했지만 그렇게 되지 못한 점에 안타까운 마음이 크며, 유가족분들의 슬픔과 고통에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디 이번 사안의 사실관계를 명확히 바로 잡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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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독립운동가8시간전

    표준대로 했다고 하고 표준이 뭔지 구체적으로 말 안하거나 일부러 알아듣지 못하게 이야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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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손그루8시간전

    이래서 여러곳을 가보고 결론내려야 명의라도 오진의 가능성은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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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en8시간전

    어떻게 건강했던 사람이 항암주사 4번에 사망하나.... 항암주사라는게 정말 치료제이긴 한건가?

    답글22댓글 찬성하기938댓글 비추천하기21

  • 소형8시간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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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sgkeodls8시간전

    머리가 좋다는 의사들이 오리발도 머리 좋게 내밀면서 거짓말을 하네

    답글6댓글 찬성하기966댓글 비추천하기22

  • Andrew8시간전

    이 나라에 의사들이 얼마나 많은데 중앙대 의사와 성모병원 의사 중에 누구 말이 맞는지 확인해 주지 않는 거냐 아내를 잃은 억울한 사연 보다 업계 카르텔이 더 중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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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nogamist8시간전

    원래 병원 치과 등은 서로 커버 쳐주는게 그들의 국룰 의료소송으로 못 이기는 이유 공적의대가 생길 필요가 있는 이유

    답글24댓글 찬성하기1297댓글 비추천하기149

  • 꽁꽁이8시간전

    필히 여러군데 가 보세요 제가 디스크 추간판탈출 되고 병원 10곳정도 가 봤는데 의사들 말이 다 달라요 사진판독 하지도 않고 디스크 추간판탈출 아니라는 분도 있었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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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gic8시간전

    병원 3군데는 가봐야 겠네 역시 가재는 게 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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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마을8시간전

    의사도 오진을 할수 있다고 봅니다. 오진을 비난하는게 아니라 오진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비난하는 겁니다. 솔직히 인정하고 남은 유족의 억울함을 풀어 주세요. 그게 진정한 의사의 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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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록신8시간전

    에휴 의사놈들.그저 돈만벌면 다지. 언제고 기술이 발달해서 의사가 필요없는시대가 꼭왔으면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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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스피린8시간전

    그래서 큰 병이 있을 때는 2~3개 병원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게 정석입니다. 의료진, 병원마다 진단이 다를 수 있기때문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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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sgkeodls8시간전

    가재는 게편인라는 말이 맞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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