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까지 학교 안 가도 돼"..'등교선택권'이 '보육격차'로
김윤미 입력 2020.05.14. 20:07 수정 2020.05.14. 20:15
[뉴스데스크] ◀ 앵커 ▶
이렇게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서울 교육청이 초등학생들에게 '34일'이라는 파격적인 장기 가정 학습을 허용했죠.
그러니까 다음 달 8일 등교 예정인 5, 6학년의 경우, 34일을 다 사용하면 7월 23일까지 학교를 안 가도 되는 건데요.
사실상 여름 방학 전까진 등교 선택권을 열어 놓은 셈인데, 학부모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김윤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교외체험학습 허용일은 그동안 주로 학생들이 가족 여행이나 장기 견학을 갈 때 써 왔습니다.
아무리 길어도 열흘 이상 쓰진 못했는데 이제 쓸 수 있는 날짜도 많아지고 길게 붙여 쓸 수도 있게 됐습니다.
중, 고등학생도 20일까지 허용됩니다.
학교 전염을 우려하는 학부모들 때문입니다.
사실상 여름 방학 전까지 학교 등교에 대한 선택권을 열어놓다시피 한 겁니다.
학부모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그동안 집에만 있는 아이들을 돌보느라 지친 부모들은 그래도 학교에 보내겠단 쪽입니다.
[구수정] "개학을 하면 안 보내기 힘들 것 같아요. 그냥 국가에서 차라리 개학을 좀 더 미뤄주시던가 했으면."
일하는 부모를 대신해 보육을 맡은 조부모들은 등교 개학을 더 반깁니다.
[제우엽] "내가 지금 나이가 팔십이야 팔십…힘들어. 학교 이제 갔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학교가 안전하단 확신이 들 때까지 자녀를 집에 데리고 있겠단 부모도 많습니다.
[최미정] "힘들긴 해도 안정이 돼 가고 있거든요. 저는 할 수 있으니까 집에서…"
심지어 등교를 하지 않아도 된다면 그 시간에 사교육이 더 늘어날 거란 우려도 있습니다.
[학부모] "시간은 굉장히 많아져 있고, 그 사이 다른 아이 누군가는 더 많이 하고 있잖아요."
이런 움직임을 지켜보는 다른 학부모들은 덩달아 마음이 급해지기도 합니다.
[이승은] "하는 아이들은 다른 사교육의 방법으로 더 많이 하고 있어요. 하는 아이들과 신경쓰지 않는 아이들의 갭이 저는 엄청 더 커질 것 같아요."
코로나19로 인해 피치 못하게 주어진 '장기 방학 선택권'이 뜻하지 않게 보육 격차, 나아가 학습과 교육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MBC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강재훈 / 영상편집: 김가람)
김윤미 기자 (yoong@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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