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朴 하야·퇴진' 요구..대학가 시국선언·집회 확산
뉴시스 이재은 입력 2016.10.27. 11:30
"민주주의 퇴보시켜, 사태 진상 명명백백히 밝혀야"
29일 청계광장서 대규모 촛불집회 개최
【서울=뉴시스】이재은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씨 국정개입 의혹이 갈수록 짙어지면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대학가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진실규명과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특히 대학가는 학생들에 이어 교수들까지 시국선언에 나서기 시작했다.
성균관대학교 교수 32명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제1교수회관에서 시국선언서를 발표하고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부끄럽다"며 "건전한 시민의 상식을 뒤엎는 사건들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민주 공동체로 발전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교수 사회에서 제기되는 최순실 게이트 관련 첫 시국선언이다.
교수들은 "현재의 대통령은 국가를 이끌 수 있는 능력과 양심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한다"며 "탄핵이 마땅하지만 임기를 1년 남기고 주요 현안이 산적한 상태에서 탄핵 논쟁만이 바람직하진 않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통령은 가능한 빨리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을 전부 사퇴시키고 거국적 중립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며 "모든 국정에 관한 관리를 새 내각에 일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북대 교수들도 시국선언을 내고 "비선 실세에 의한 국정농단은 봉건시대에서도 볼 수 없었던 것으로 민주공화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정체성마저 흔들고 있다"며 "국민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고 국가를 혼란에 빠뜨린 당사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모든 책임을 지고 하야하라"고 압박했다.
각 대학 총학생회의 시국선언도 이어졌다.
한양대 총학생회는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의 통치행위가 일개 개인의 의사에 따라 좌지우지 됐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허탈함을 넘어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며 "지금까지 드러난 국정개입과 권력형 비리, 정유라 특혜 의혹 등을 포함해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의혹을 특검을 통해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평범한 대학생들에게는 '비선실세의 딸' 정유라가 받아온 온갖 특혜 의혹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개인의 부정한 입학과 학점 보장을 위해 대학본부와 교수, 교육부까지 동원해 왔다는 정황은 도대체 우리가 발 딛은 대학에 양심이란 어디에 있는가를 되묻게 만든다"고 개탄했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도 "우리들은 2012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자를 대통령으로 만들었지만 대선 이후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최순실이 됐다"면서 "최순실 사태는 국정농단을 넘어 민주주의에 대한 파괴행위이며 국가의 뿌리를 흔드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고려대, 동국대 등도 시국선언에 가세할 예정이고 서울대, 연세대 등은 시국선언문 발표를 놓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전날에는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를 비롯해 이화여대, 건국대, 경희대 학생들이 최순실 사태를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대학생 4명은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며 기습 시위를 벌여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시민단체들의 비판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청소년연대는 시국선언을 통해 "최순실 사태로 국정을 농단하고 민주주의를 퇴보시켰으며 국민을 배신한 박근혜 대통령을 규탄한다"며 "침통한 마음으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통령의 어이없는 행태가 청소년들에게 불신과 허탈감, 민주주의에 대한 상실감을 주는 등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국정을 파탄으로 이끈 과오를 씻고 스스로 물러날 때를 아는 대통령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여주길 촉구한다"고 했다.
공공성 강화와 공공부문 성과·퇴출제 저지 시민사회공동행동는 이날 오후 6시30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들어라 촛불, 나가라 불법 비리정권' 집회를 열고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행진을 진행한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시민들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파이낸스 센터 앞에서 '이게 나라냐? 박근혜는 하야하라! 국민 저항의 날' 집회를 연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오는 29일 오후 6시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20만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김주하의 최순실 브리핑, '대통령'이 빠졌다
TV조선도 박근혜 대통령 옷값을 지불하는 최순실 씨의 영상을 추가 공개해 국가예산까지 마음대로 쓴 정황을 고발했습니다. 이렇게 국정전반을 좌우한 최순실씨의 행태가 드러나면서, 그동안 거짓말로 일관한 대통령과 청와대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습니다. 그동안 소극적인 수사를 벌인 검찰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뉴스 전체를 '최순실 국정개입'으로 장식한 방송사들은 이러한 비판을 보도에 잘 담았을까요?
1. 검찰도, 청와대도 비판하지 않은 KBS·MBC·채널A·MBN
놀랍게도 KBS, MBC, 채널A, MBN은 검찰을 비판한 보도나 청와대 태도에 문제제기를 한 보도가 단 1건도 없습니다. 26일에는 이원종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국민에게 많은 아픔을 줬지만, 그에 못지않게 피해 입고 마음 아픈 사람이 대통령"이라고 말했다가 국민적 분노를 사기도 했고, 같은 날 이미 최순실씨 측이 증거인멸을 완료한 후에야 압수수색을 시작한 검찰에도 비판 여론이 거셌습니다. KBS와 MBC 각 11건, 채널A 24건, MBN 23건 등 4개 방송사 모두 상당한 비중을 '최순실 국정개입'에 두면서도 청와대와 검찰을 향한 직접적인 비판에는 입을 다문 것입니다.
2. 심지어 시국선언 보도도 없는 MBC, 확고한 '청와대 옹호' 의지?
심지어 채널A는 "신군부에 맞선 1980년 지식인 시국선언, 1987년 직선제 개헌을 이끌어낸 민주화 시국선언 등 시대 흐름을 바꿔 온 시국선언"이라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채널A도 이번 시국선언 만큼은 그간의 다른 '시국선언'과 다르게 여긴 모양입니다. 유독 MBC만 이렇게 들끓는 여론을 숨기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청와대를 지키려는 MBC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3. 최순실씨에게 영상 편지 쓴 김주하 앵커, #그런데 대통령은?
▲ 최악의 '국정농단'에서 대통령 책임 지우려는 MBN 김주하 앵커(10/26) | |
ⓒ 민주언론시민연합 |
심상치 않은 태도를 보인 방송사가 또 있습니다. 바로 MBN입니다. 26일 무려 22건의 '최순실 국정개입' 보도를 이어간 MBN의 마지막 관련 보도는, 김주하 앵커의 <뉴스초점>(10/26 http://bit.ly/2eOprls)이었습니다. 이 코너는 수차례 화제가 된 바 있는 JTBC의 <앵커브리핑>을 차용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김주하 앵커는 이날 최순실씨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브리핑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 이상합니다. 최순실씨는 '국정농단'의 가해자, 박근혜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희생된 '피해자'로 묘사했기 때문입니다.
김 앵커는 "대통령의 딸과 평범한 대학생…쉽지 않은 인연으로 만나 40년 간 우정을 지켜오며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했을 것이고, 물심양면 도움도 줬을 것"이라며 최씨를 이해하려 노력합니다. 이어 "대통령의 성공이 대한민국의 성공일진데, 지금 대통령은 당신과의 인연의 끈을 놓지 못했다는 이유로 큰 곤경에 빠져있"다고 대통령을 걱정했습니다. 김주하 앵커는 "물론 처음엔 언니를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도움을 줬을 겁니다. 하지만, 어느새 호의는 권력이라는 보상을 받게 됐고, 당신은 그 권력을 남용해버렸습니다"라고도 말합니다.
대통령의 책임이 단순히 최씨와의 인연을 끊지 못한 것에 국한된다니, MBN도 청와대처럼 상황 인식을 제대로 못하고 있거나, 역사상 최악의 '국정농단' 사건을 제대로 비판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가봅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국가기밀을 민간인이 보고 받고 청와대 행정관을 몸종 부리듯 할 수 있다는 김주하 앵커의 지나친 '배려심'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김주하 앵커는 "어제 대국민 사과를 하는 대통령을 본 기자들은 그렇게 힘없고 어두운 모습은 처음 봤다고들 합니다. 지금 당신의 언니가 처한 상황이 그렇습니다"라며 끝까지 대통령을 걱정했습니다. 이어 "진심으로 '언니를 위해, 나라를 위해 한 일이다'라고 생각한다면 숨지 말고 당당하게 세상에 나오"라고 최순실씨에 말했습니다. 이쯤되면 박근혜 대통령도 피해자라는 이원종 비서실장의 입장과 다를 바 없습니다.
4. 강경한 SBS, 지상파 체면 살렸다
SBS는 강경하게 검찰과 청와대를 비판하며 지상파의 체면을 살렸습니다. SBS는 "검찰이 사건배당부터 수사 속도에 이르기까지 수사에 대한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 이런 비판"을 전하며 검찰이 특검을 자초했다고 지적했고 청와대 비판에만 2건의 보도를 냈습니다. 1건은 "알아서였든 몰라서였든, 청와대의 그간 해명은 거짓말"이라는 보도였고, 다른 1건은 "늦었지만 이제라도 농단의 고리를 끊고, 특단의 대책을 내세워서 국민들에게 이해시키려는 대통령의 그런 노력, 이런 모습이 보여야" 한다며 대통령의 책임을 물은 보도였습니다.
JTBC와 TV조선도 청와대와 검찰에 대한 비판에 각 1건씩을 할애했습니다.
5. 오늘도 기다렸다, JTBC·TV조선
요즘 JTBC와 TV조선은 날마다 특종을 내고 있습니다. JTBC는 26일에도 '최순실 파일' 관련 폭로를 이어갔습니다. 최순실씨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JTBC가 입수한 PC에 대해 "제 것이 아니다"라고 했는데, JTBC가 해당 PC에 있던 최순실 씨의 '셀카'와 비공개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공개하면서 거짓말일 가능성이 농후해졌습니다.
이날 JTBC 보도의 핵심은 2013년 1월 일본 아베 총리의 특사단 접견 시 작성된 극비 시나리오 문건도 최순실 씨가 미리 받아봤다는 것입니다. 해당 문건에는 '독도를 먼저 언급하지 말고, 독도라는 표현을 쓰지 말 것'이라는 아주 민감한 내용까지 있습니다.
TV조선은 전날 공개했던 '대통령 의상실' 영상을 추가 공개하면서, 최순실씨가 옷값을 직접 공개하는 장면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본인 돈이라고 하면 '뇌물죄'가 성립될 수 있고 청와대 돈이라고 해도 국가예산을 권한도 없는 민간인이 마음대로 유용한 꼴이 된다는 것입니다. 두 방송사는 정호성, 이재만, 안종범 등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 최순실 씨의 '비선조직'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도 추가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6년 10월 24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관심있는 뉴스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병준 총리' 철회.."국회가 총리 추천해달라 (0) | 2016.11.08 |
---|---|
김병준 총리내정자 헌법 총리권한 100% 행사 (0) | 2016.11.03 |
'일본판 블랙프라이데이' (0) | 2016.10.18 |
최순실 딸 의혹 (0) | 2016.10.17 |
삼성전자 위기 (0) | 2016.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