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린천과 인연을 맺은지 어언 40여년 군생활을 인제 17연대에서 보냈다
합강천에서 스케이트를 배우고 하추리 내린천 지역엔 고기반 물반이었다
상남면 미산리 계곡은 1985년도 김성호씨라는 분을 만나 개인산 약수터 계곡을 알았고 지금도 1년에 한 두번은 찾아간다
시리디시린 계곡물 원시림 숲속이 그립다
우당탕탕·울퉁불퉁 기세 좋게 흘러가는 미산계곡 물줄기
물길 건너편엔 오지마을… 쇠줄에 매달린 곤돌라·도르래 타고
원시비경 속으로… 계곡 상류선 튜브 보트 타고 ‘1인 래프팅’세계일보 입력 2014.08.28 18:10
인제를 찾아 래프팅을 즐기는 사람은 대부분 중류에 해당하는 기린면과 인제읍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내린천 상류는 여전히 사람 발길이 뜸하다.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면 199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오지로 불렸던 곳들을 만나게 된다. 우격다짐에 가까울 정도로 거칠고 험한 지형을 깎아 힘들게 도로를 냈지만, 높은 산과 깊은 계곡을 잇는 물길에는 아직도 사람 손때가 묻지 않은 원시 비경이 남아 있다.
인제읍에서 내린천 상류로 올라가면 상남면의 미산계곡에 닿는다. 말이 계곡이지, 미산계곡은 웬만한 강폭에 버금갈 정도로 넓고 수량이 많다. 더구나 최근 가을 장마로 물이 불어 우당탕탕 흘러가는 물줄기의 기세가 대단하다.
물길 건너편 산자락에도 띄엄띄엄 인가가 한두 채씩 들어서 있다. 다리도 없고, 배도 눈에 띄지 않는데, 저 오지에 사는 사람들은 이 물길을 어떻게 건너 다닐까. 바로 쇠줄과 도르래다. 계곡 물 위 허공에 굵은 쇠줄을 매놓고 도르래를 달아 매달려서 강을 넘는다. 강바닥이 바위투성이라 배를 띄우기도 여의치 않고, 다리도 큰물에 떠내려가지 않게 튼튼하게 놓으려면 큰돈이 들어, 궁여지책으로 나온 게 바로 쇠줄과 도르래다. 원래는 미산계곡에 이렇게 물길을 넘나드는 곳이 4곳이 있었으나, 지금은 2곳만 남아 있다. 계곡 건너편에서 농사를 짓는 '대궐농원'의 신장호(69)씨와 '바람부리 펜션'을 운영하는 김공인(75)씨는 17, 8년 전에 도르래를 설치해 지금까지도 이에 몸을 실고 물길을 건넌다. 내린천 상류 궁벽의 상징인 이 도르래가 지금은 미산계곡의 명물이 됐다. 건너편에 차를 세워놓고 손수 짐을 들고 도르래를 타야 하지만, 그 재미에 펜션을 일부러 찾는 사람이 많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446번 지방도로를 따라 계속 올라가면 홍천군으로 넘어가 내면 살둔마을에 닿는다. 삼둔사가리 중 하나인 살둔마을은 1980년대까지 여행가들 사이에서 '한국의 티베트'로 불렸던 오지 마을이다. 이곳에는 통나무와 황토로 지은 살둔산장이 있다. '바람을 베고 눕는다'의 뜻의 '침풍루(寢風樓)'라는 이름이 붙은 2층 다락방의 운치가 그만이다. 2년 전 지금의 주인이 인수해 작은 오토캠핑장을 운영하고 있다. 예전에 살둔산장은 내린천 풍광에 홀딱 반해 딸 이름도 '내린'이라고 지은 산 사나이가 지키고 있었다. 그는 또 어디로 발길을 옮겼을까. 홍천 명개리 통마름골 깊은 계곡으로 들어갔다는 소문만 바람결에 들려온다.
살둔마을을 지나면 내린천 물길을 따라가는 길은 446번 지방도로에서 56번 국도로 바뀐다. 56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면 칡소폭포에 닿는다. 칡소폭포에는 1급수에서만 산다는 보호어종 열목어가 있다. 봄부터 여름까지는 열목어가 폭포수를 거슬러 오르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한다. 가을 장마로 수량이 불어난 탓인지 폭포 위로 뛰어오로는 열목어는 보이지 않지만, 바닥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맑은 계류만으로도 가슴이 시원해진다.
칡소폭포 상류는 홍천쪽 내린천 발원지로 이어진다. 발원지까지는 비포장길을 6㎞ 정도 올라가야 한다. 칡소폭포에서 나와 다시 56번 국도를 타면 홍천을 지나 양양으로 넘어간다.
인제·홍천=글·사진 박창억 기자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리 없이 고요한 영암 숲길에서..영암 기찬묏길 (0) | 2015.03.19 |
---|---|
꽃향기 따라 봄 기행 (0) | 2015.03.05 |
춘천여행 (0) | 2014.07.21 |
칠불사 (0) | 2013.11.18 |
강원도 정선 (0) | 2013.1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