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10초만에 100만원이 '허공'에..'불야성' 뛰어드는 불나방들
은밀하게 거대하게 핀 사행산업/ 강원랜드, ‘카지노 앵벌이’까지 천태만상 머니위크 심상목 기자 입력 2013.12.04 09:47 수정 2013.12.04 10:15지난 11월27일 밤. 기자는 난생 처음 강원랜드호텔 카지노를 방문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인 이곳에서는 과연 어떤 사람들이 출입하고 어떻게 돈이 왔다 갔다 하는 걸까. 또 카지노가 위치한 태백, 정선, 사북 등지에서는 무슨 일들이 일어나는 것일까.
23시5분: 밤 11시경 태백터미널에 도착해 택시를 탔다. 택시운전기사에게 "요즘에도 카지노 찾는 사람들이 많냐"고 묻자 그는 "카지노에 불경기는 없다"고 답했다.
23시20분
: 강원랜드 카지노에 도착했다. 택시 하차장과 곧장 연결되는 지하통로를 지나 카지노 안으로 들어갔다. 입장권을 끊는 곳에는 유명 브랜드의 등산복을 갖춰 입은 40~50대 남성과 여성 고객들이 입장권을 사려고 대기하고 있었다.
23시25분
: 입장권을 끊고 출입구를 지나는 곳으로 갔다. 기자의 입장번호는 7735번이었다. 이날 하루에만 7735명이 넘는 손님이 왔다는 뜻이다. 강원랜드에 따르면 이날 약 8000여명이 넘는 손님이 입장했다. 기자 옆에서는 한 중년남성이 보안요원과 시비를 벌이고 있었다. 오후에 술을 마셨는데 취기가 가시지 않아 출입을 통제당한 것. 강원랜드는 음주를 한 고객은 입장을 허용하지 않는다.
23시30분
: 카지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슬롯머신 게임을 둘러봤다. 강원랜드에는 1360대의 슬롯머신 및 비디오 게임기가 있다. 1000대가 넘는 게임기가 있었지만 빈자리는 한곳도 없었다. 5만원권 수십장을 손에 쥔 사람들은 대박을 노리고 있었지만 그날 밤 환호성은 들리지 않았다.
23시43분
: 이번엔 '테이블게임'을 둘러보기로 했다. 20~30여명이 모여 있는 사이로 '다이사이'(TAISAI)가 눈에 띄었다. 다이사이는 주사위를 돌려 결정된 3개의 숫자 합과 플레이어가 베팅한 숫자, 혹은 숫자의 조합과 일치하면 정해진 배당률 만큼의 돈을 지급하는 게임이다. 테이블 게임 중 가장 큰 배당(150배)이 가능해 적은 돈으로 행운을 시험할 수 있다고 강원랜드 측은 설명했다.
00시1분
: 한층 더 위로 올라가자 테이블 전용 게임장이 나왔다. 게임장을 둘러보기 전 흡연실로 향했다. 흡연실에는 10여명의 손님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 중 어느 한명의 표정에서도 돈을 딴 쾌감을 가진 사람을 볼 수 없었다.
00시8분
: 그나마 게임룰을 아는 바카라로 향했다. 한 바카라 게임장에서는 선배와 후배로 보이는 손님 2명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선배로 보이는 사람은 "왜 (신용)카드에서 돈이 안빠지냐"고 물었고 후배는 "내일 아침 8시30분이나 돼야 돈이 인출된다"고 답했다. 선배가 그럴 리가 없다고 말하자 또 다른 손님은 "신협 ATM기에 가면 인출된다"고 설명해줬다. 이야기를 들은 후배는 몇분 후 현금 100만원을 찾아 선배에게 건넸다.
00시31분
: 바카라 근처에 있던 블랙잭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은 게임의 특성상 게이머(손님)와 딜러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한 손님이 돈을 잃자 뒤에서 구경하던 한 청년이 "스테이를 했었야죠" 하면서 '훈수'를 뒀다. 대수롭지 않은 듯 흡연장으로 향하는 손님을 청년이 따라갔다. 기자도 역시 흡연실로 향했다. 훈수를 둔 청년은 손님에게 "다음번에 제가 코치할테니까 따면 노란색 칩(10만원) 하나만 달라"고 말했다. 강원랜드 오는 길에 만난 택시기사가 알려준 이른바 '카지노 앵벌이'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01시13분
: 윗층에 자리한 '다이사이' 게임장에도 사람들은 가득 차 있었다. '무슨 게임이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릴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 시작 전 몇몇 손님들은 5만원권 20장(100만원)을 거리낌 없이 테이블 위에 던졌다. 환전을 하는 것이다. 던져진 현금은 노란색 칩 10개로 바뀌었다. 한 도박 영화에서 본 대사가 떠올랐다. "카지노는 왜 칩을 사용하는 줄 알아? 칩을 사용하면 돈에 대해 무감각해지거든." 환전과 함께 손님들은 게임판 위 본인이 베팅할 자리에 칩을 올려놓기 시작했다. 베팅이 끝나자 딜러는 "Place your bet"를 외쳤고 10초가 흘렀다. 주사위는 돌아갔고 한숨과 탄식이 흘러나왔다. 약 100만원의 판돈이 사라지는 데 채 10초가 걸리지 않았다.
01시43분
: 이번에는 포커 게임장으로 갔다. 포커는 게임의 특성상 플레이어 숫자가 맞춰지지 않으면 게임이 진행되지 않는다. 한 게임장에서는 플레이어가 없어 손님과 딜러가 다른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경쟁상대를 찾던 한 손님은 딜러에게 푸념조로 한마디를 남겼다. "아가씨, 나 오늘 여기서 100만원 넘게 잃었어. 제발 좋은 패 좀 줘봐." 이야기를 들은 딜러는 지겹다는 듯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02시17분
: 아까 찾았던 바카라 게임장에 다시 가봤다. 후배를 통해 신협에서 돈을 찾아온 손님은 아직도 그 자리에 있었다. 약 2시간 후 다시 찾은 테이블의 이 손님 손에는 노란색 칩은 단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까만색과 푸른색 칩 몇개만을 만지작거리고 있었고 표정은 어두웠다. 이 손님이 100만원을 잃는데 채 2시간이 걸리지 않은 것이다.
02시49분
: 마지막으로 들어간 흡연실에는 남성과 여성이 절반씩 있었다. 여성 대부분은 4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이었다. 도박장하면 떠오르는 중년남성의 이미지는 최소한 강원랜드에서는 없었다. 어린 시절 뉴스에서 보던 '주부 도박중독 심각', '주부 도박단 검거'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강원랜드에 따르면 카지노를 찾는 인구의 절반이 여성들이다.
03시3분
: 카지노를 나왔다. 입구와 같은 출구를 나오면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바로 '주민등록초본 자동발급기'였다. 주민등록증을 가져오지 않은 고객들은 초본을 발급받아 카지노에 들어오라는 의미였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신분증을 가져오지 않은 고객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아 이 기계를 설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지노 백태Ⅰ)"카드한도만큼 대출해드려요"
사진=머니위크 류승희 기자
카지노에서 나오는데 한 남성이 기자에게 접근해왔다. "콤프나 카드대출 해드려요." 강원랜드에 따르면 콤프는 게임마일리지로 카지노 이용자가 게임을 한 금액만큼 적립금이 쌓이는 것을 말한다.
기자에게 접근한 사람은 불법 사금융 알선업자로 콤프를 현금으로 전환해 대출해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콤프의 현금화는 엄연한 불법이다. 카지노 입구에서 불과 10여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콤프의 현금화를 제안하고 있었지만 이들을 단속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기자가 택시를 타기 위해 주차장으로 향하자 이번에는 또 다른 남성이 다가왔다. 이번에도 대출알선업자였다. 이 업자는 기자에게 '신용카드대출'을 제안했다. 업자에 따르면 카드대출은 고객이 보유한 카드의 한도 내에서 이뤄진다.
보유한 카드의 한도를 휴대전화를 이용해 그 자리에서 조회하고 남은 한도만큼 현금을 빌려주는 것. 대출을 받은 고객은 알선업자에게 카드를 맡겨야 한다. 업자는 대출을 받은 고객이 현금을 갚으면 신용카드를 돌려주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신용카드로 현물을 산 후 그것을 팔아 원금을 챙겨간다.
이자율은 어떻게 될까. 이 알선업자는 10% 정도라며 절대 높은 금리가 아니라고 말했다. 단, 현금이 지급될 때 선이자로 10%를 뗀다.
(카지노 백태Ⅱ)"1000만원이면 원하는 차 살 수 있어요"
기자가 강원랜드를 방문하기 전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가 "대한민국에서 중고차를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곳이 강원랜드"라는 말이었다. 기자는 취재 2일째인 23일, 실제 중고차를 구입할 수 있는지 근처 전당포를 찾았다.
찾아간 전당포의 주인은 "1000만원이면 BMW든 뭐든 손님이 원하는 차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강원랜드 인근지역에서 가장 흔하게 이뤄지는 대출의 종류는 자동차담보대출이다. 이 전당포 주인에 따르면 차종이 무엇이든 할부가 남은 차의 대출금은 1000만원이다.
이렇게 맡겨진 차량은 원하는 손님에게 팔려 나간다. 주인은 이러한 차를 '임대차'라고 불렀다. 임대차를 구입하려면 현금 1000만원이 필요하다. 1000만원을 주인에게 맡기고 원하는 차량, 연식, 주행거리, 옵션사항 등을 제시하면 전당포는 이에 맞는 차를 넘겨준다. 단, 차량을 본인명의로 등록할 수 없다. 일명 '대포차'인 셈이다.
기자가 '만약 원래 소유자가 차량을 찾으면 어떻게 되냐'고 묻자 "다른 차량을 제공해준다. 임대차 타는 손님은 임대차만 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0대를 맡기면 찾으러 오는 사람은 2~3명에 불과하다"며 걱정할 것 없다고 말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차를 맡기면 하루 이자가 1%야. 10일 지나면 10%가 되는 셈이지. 어느 순간에는 차량가격보다 이자가 더 많아지는데 누가 다시 찾으러 오겠어."
기자는 어떤 차량이 많은지 보기 위해 차량이 전시된 곳을 보여달라고 했다. 그러나 주인은 "우리들만의 주차장이 따로 있는데 손님에게 오픈(공개)하지는 않아. 원하는 차만 말해. 똑같은 걸로 가져다줄게."
(카지노 백태Ⅲ)KL중독센터는 차비 받는 곳?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도박중독자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강원랜드 'KL중독관리센터'가 교통비를 주는 곳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완주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KL중독관리센터에 출입정지 신청을 하면 여비로 6만원이 지급된다. 단, 3년간 카지노를 출입할 수 없다.
그러나 실제 출입정지를 신청하고 도박중독을 치료한 사람은 전체 5만3051명 중에서 363명에 불과했다. 이에 도박중독 상담을 받아도 대부분 병원치료를 하지 않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것이다.
특히 지난 2009년부터 귀가여비가 대중교통 승차권에서 현금지급으로 바뀌면서 상담자가 급격히 늘어났다. 박완주 의원은 "석·박사로 구성된 전문위원이 근무하지만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도박피해나 중독자의 실질적인 치료를 위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제30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심상목 기자
23시5분: 밤 11시경 태백터미널에 도착해 택시를 탔다. 택시운전기사에게 "요즘에도 카지노 찾는 사람들이 많냐"고 묻자 그는 "카지노에 불경기는 없다"고 답했다.
23시20분
: 강원랜드 카지노에 도착했다. 택시 하차장과 곧장 연결되는 지하통로를 지나 카지노 안으로 들어갔다. 입장권을 끊는 곳에는 유명 브랜드의 등산복을 갖춰 입은 40~50대 남성과 여성 고객들이 입장권을 사려고 대기하고 있었다.
: 입장권을 끊고 출입구를 지나는 곳으로 갔다. 기자의 입장번호는 7735번이었다. 이날 하루에만 7735명이 넘는 손님이 왔다는 뜻이다. 강원랜드에 따르면 이날 약 8000여명이 넘는 손님이 입장했다. 기자 옆에서는 한 중년남성이 보안요원과 시비를 벌이고 있었다. 오후에 술을 마셨는데 취기가 가시지 않아 출입을 통제당한 것. 강원랜드는 음주를 한 고객은 입장을 허용하지 않는다.
23시30분
: 카지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슬롯머신 게임을 둘러봤다. 강원랜드에는 1360대의 슬롯머신 및 비디오 게임기가 있다. 1000대가 넘는 게임기가 있었지만 빈자리는 한곳도 없었다. 5만원권 수십장을 손에 쥔 사람들은 대박을 노리고 있었지만 그날 밤 환호성은 들리지 않았다.
23시43분
: 이번엔 '테이블게임'을 둘러보기로 했다. 20~30여명이 모여 있는 사이로 '다이사이'(TAISAI)가 눈에 띄었다. 다이사이는 주사위를 돌려 결정된 3개의 숫자 합과 플레이어가 베팅한 숫자, 혹은 숫자의 조합과 일치하면 정해진 배당률 만큼의 돈을 지급하는 게임이다. 테이블 게임 중 가장 큰 배당(150배)이 가능해 적은 돈으로 행운을 시험할 수 있다고 강원랜드 측은 설명했다.
00시1분
: 한층 더 위로 올라가자 테이블 전용 게임장이 나왔다. 게임장을 둘러보기 전 흡연실로 향했다. 흡연실에는 10여명의 손님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 중 어느 한명의 표정에서도 돈을 딴 쾌감을 가진 사람을 볼 수 없었다.
00시8분
: 그나마 게임룰을 아는 바카라로 향했다. 한 바카라 게임장에서는 선배와 후배로 보이는 손님 2명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선배로 보이는 사람은 "왜 (신용)카드에서 돈이 안빠지냐"고 물었고 후배는 "내일 아침 8시30분이나 돼야 돈이 인출된다"고 답했다. 선배가 그럴 리가 없다고 말하자 또 다른 손님은 "신협 ATM기에 가면 인출된다"고 설명해줬다. 이야기를 들은 후배는 몇분 후 현금 100만원을 찾아 선배에게 건넸다.
00시31분
: 바카라 근처에 있던 블랙잭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은 게임의 특성상 게이머(손님)와 딜러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한 손님이 돈을 잃자 뒤에서 구경하던 한 청년이 "스테이를 했었야죠" 하면서 '훈수'를 뒀다. 대수롭지 않은 듯 흡연장으로 향하는 손님을 청년이 따라갔다. 기자도 역시 흡연실로 향했다. 훈수를 둔 청년은 손님에게 "다음번에 제가 코치할테니까 따면 노란색 칩(10만원) 하나만 달라"고 말했다. 강원랜드 오는 길에 만난 택시기사가 알려준 이른바 '카지노 앵벌이'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 윗층에 자리한 '다이사이' 게임장에도 사람들은 가득 차 있었다. '무슨 게임이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릴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 시작 전 몇몇 손님들은 5만원권 20장(100만원)을 거리낌 없이 테이블 위에 던졌다. 환전을 하는 것이다. 던져진 현금은 노란색 칩 10개로 바뀌었다. 한 도박 영화에서 본 대사가 떠올랐다. "카지노는 왜 칩을 사용하는 줄 알아? 칩을 사용하면 돈에 대해 무감각해지거든." 환전과 함께 손님들은 게임판 위 본인이 베팅할 자리에 칩을 올려놓기 시작했다. 베팅이 끝나자 딜러는 "Place your bet"를 외쳤고 10초가 흘렀다. 주사위는 돌아갔고 한숨과 탄식이 흘러나왔다. 약 100만원의 판돈이 사라지는 데 채 10초가 걸리지 않았다.
01시43분
: 이번에는 포커 게임장으로 갔다. 포커는 게임의 특성상 플레이어 숫자가 맞춰지지 않으면 게임이 진행되지 않는다. 한 게임장에서는 플레이어가 없어 손님과 딜러가 다른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경쟁상대를 찾던 한 손님은 딜러에게 푸념조로 한마디를 남겼다. "아가씨, 나 오늘 여기서 100만원 넘게 잃었어. 제발 좋은 패 좀 줘봐." 이야기를 들은 딜러는 지겹다는 듯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02시17분
: 아까 찾았던 바카라 게임장에 다시 가봤다. 후배를 통해 신협에서 돈을 찾아온 손님은 아직도 그 자리에 있었다. 약 2시간 후 다시 찾은 테이블의 이 손님 손에는 노란색 칩은 단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까만색과 푸른색 칩 몇개만을 만지작거리고 있었고 표정은 어두웠다. 이 손님이 100만원을 잃는데 채 2시간이 걸리지 않은 것이다.
02시49분
: 마지막으로 들어간 흡연실에는 남성과 여성이 절반씩 있었다. 여성 대부분은 4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이었다. 도박장하면 떠오르는 중년남성의 이미지는 최소한 강원랜드에서는 없었다. 어린 시절 뉴스에서 보던 '주부 도박중독 심각', '주부 도박단 검거'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강원랜드에 따르면 카지노를 찾는 인구의 절반이 여성들이다.
03시3분
: 카지노를 나왔다. 입구와 같은 출구를 나오면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바로 '주민등록초본 자동발급기'였다. 주민등록증을 가져오지 않은 고객들은 초본을 발급받아 카지노에 들어오라는 의미였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신분증을 가져오지 않은 고객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아 이 기계를 설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지노 백태Ⅰ)"카드한도만큼 대출해드려요"
사진=머니위크 류승희 기자
기자에게 접근한 사람은 불법 사금융 알선업자로 콤프를 현금으로 전환해 대출해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콤프의 현금화는 엄연한 불법이다. 카지노 입구에서 불과 10여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콤프의 현금화를 제안하고 있었지만 이들을 단속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기자가 택시를 타기 위해 주차장으로 향하자 이번에는 또 다른 남성이 다가왔다. 이번에도 대출알선업자였다. 이 업자는 기자에게 '신용카드대출'을 제안했다. 업자에 따르면 카드대출은 고객이 보유한 카드의 한도 내에서 이뤄진다.
보유한 카드의 한도를 휴대전화를 이용해 그 자리에서 조회하고 남은 한도만큼 현금을 빌려주는 것. 대출을 받은 고객은 알선업자에게 카드를 맡겨야 한다. 업자는 대출을 받은 고객이 현금을 갚으면 신용카드를 돌려주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신용카드로 현물을 산 후 그것을 팔아 원금을 챙겨간다.
이자율은 어떻게 될까. 이 알선업자는 10% 정도라며 절대 높은 금리가 아니라고 말했다. 단, 현금이 지급될 때 선이자로 10%를 뗀다.
(카지노 백태Ⅱ)"1000만원이면 원하는 차 살 수 있어요"
기자가 강원랜드를 방문하기 전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가 "대한민국에서 중고차를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곳이 강원랜드"라는 말이었다. 기자는 취재 2일째인 23일, 실제 중고차를 구입할 수 있는지 근처 전당포를 찾았다.
이렇게 맡겨진 차량은 원하는 손님에게 팔려 나간다. 주인은 이러한 차를 '임대차'라고 불렀다. 임대차를 구입하려면 현금 1000만원이 필요하다. 1000만원을 주인에게 맡기고 원하는 차량, 연식, 주행거리, 옵션사항 등을 제시하면 전당포는 이에 맞는 차를 넘겨준다. 단, 차량을 본인명의로 등록할 수 없다. 일명 '대포차'인 셈이다.
기자가 '만약 원래 소유자가 차량을 찾으면 어떻게 되냐'고 묻자 "다른 차량을 제공해준다. 임대차 타는 손님은 임대차만 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0대를 맡기면 찾으러 오는 사람은 2~3명에 불과하다"며 걱정할 것 없다고 말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차를 맡기면 하루 이자가 1%야. 10일 지나면 10%가 되는 셈이지. 어느 순간에는 차량가격보다 이자가 더 많아지는데 누가 다시 찾으러 오겠어."
기자는 어떤 차량이 많은지 보기 위해 차량이 전시된 곳을 보여달라고 했다. 그러나 주인은 "우리들만의 주차장이 따로 있는데 손님에게 오픈(공개)하지는 않아. 원하는 차만 말해. 똑같은 걸로 가져다줄게."
(카지노 백태Ⅲ)KL중독센터는 차비 받는 곳?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도박중독자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강원랜드 'KL중독관리센터'가 교통비를 주는 곳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완주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KL중독관리센터에 출입정지 신청을 하면 여비로 6만원이 지급된다. 단, 3년간 카지노를 출입할 수 없다.
특히 지난 2009년부터 귀가여비가 대중교통 승차권에서 현금지급으로 바뀌면서 상담자가 급격히 늘어났다. 박완주 의원은 "석·박사로 구성된 전문위원이 근무하지만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도박피해나 중독자의 실질적인 치료를 위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제30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심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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