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환자는 투여되는 항암약의 종류와 양이 엄청 많아서 5일 연속해서 항암팩을 몸속에 주입한다
항암 투여후 2~3일 지나면 구토와 함께 머리가 빠지기 시작하는데 한웅큼씩 머릿칼이 손에 잡히고
하얗게 속살이 들어나는 머리속을 볼 때마다 이제는 죽는 날만 남았구나싶어 나도몰래 눈물이 핑돈다
백혈병은 혈액암으로 급성과 만성 그리고 특이별 타입(M1~M8)에 따라 치료도 다양하다
항암약은 우리 몸속의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도 동시에 죽이므로 면역수치가 0(zero)에 가까워진다
몸에 병균과 싸울 면역이 낮아지므로 온갖 세균 오염에 취약함으로 음식물도 끓이고 익혀 먹어야하고
접촉하는 모든 것에 소독을 하는등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
건강상태에 따라 면역력 회복에 차이가 있고 회복이 더디면 그만큼 오염에 취약함으로 영양제나
회복에 주의를 하고 새로 만들어지는 피속에 나쁜피가 기준치이하로 내려가야(관해) 다음치료가 가능하다
동생들이 큰 병원으로 옮겨야한다며 1차 항암치료후 면역회복단계에서 내 동의도 없이 서울아산병원으로
구급차로 실려왔다
그러나 백혈병 대기환자가 많아 병실에 못들어가고 수용소 같은 많은 다른 종류의 환자와 가족이 웅성대는 응급실에서 그저 하루 하루 병실에 입실 순서를 기다리며 이른봄 추위와 불안속에 3일을 응급실에서 지내는데 담요 한 장을 덮어쓰고 추위를 견디며 여기서 죽을 것 같은 불길한 생각이 든다
결국 하룻밤 병실료만 55만원하는 vip실에서 4일 특실 2인실 결국 보험적용이되는 6인실에는 10여일만에
입실했다 -알고보니 처음 입원하는 사람 대부분 여기를 거치는 통과의례였지만-
파란많은 805호실로...
5명의 스님들(머리 빠진 환자들)과 간병 가족들이 나를 반긴다 장기간 같은 처지로 생활해야하는 자기들의 아픔을 함께할 신입환자가 측은하기도하고 상대방의 치료와 환경 등이 궁금할 뿐이었겠지...
솔직히 백혈병은 발병원인이 모호하고 치료방법도 체계화 되어있지않기에 타입에 따라 관해후
골수이식과 공고치료 외에는 별 방법이 없다
만성의 경우 글리벡같은 약을 투여하지만 그 약값은 감당하기힘든다
자기와 맞는 골수자를 찾기도 힘들고 골수이식까지의 무균실에서 못 깨어나는 분들이 많았다
20~30대 젊은이들이 하늘나라로 많이 가시는 이유는 암세포의 성장속도가 젊음에 비례하는 것 같고
특히 관해가 안되어 독한 항암에 면역이 안 살아나고 계속 수혈과 영양제 투여 등 그 고통은
환자보다 곁을 지키는 가족이 더더욱 힘이 드는것 같다
개인별 상담간호사와 상담후 의사와 치료방법이 환자측과 논의되지만
의사 선택권은 거의 병원측에 의해 결정되고 환자측은 상담간호사와 치료방안을 결정한다
나는 급성백혈m1~2 타입인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자기 몸상태를 물어보면 의사들은 잘 이야기 안하고
환자는 의사 시키는데로만 하라는 그런 강압식이라 자세히 몰랐고 인터넷 검색결과
어차피 의사도 환자도 모르는 병 치료도 확율게임 같은데 나도 확율로 효율성을 찾기로결심했다
특히나 암환자는 의료보험 혜택으로 생각보다 치료비가 저렴했다
그러나 관해후 공고치료가 안된다 신장수치가 안좋아 항암투여를 못하고 계속 시간만흐른다
보통 1주 항암투여, 회복 2~3주, 퇴원후 1주, 다시 입원 이런 사이클로 5번치료를 하기로했으나
신장치료로만 3개월을 보내야했기에 직장에 복귀하는 스케쥴도 안맞았다
컨설팅 간호사인 설00간호사와 최종 면담 후 나는 과감히 퇴원을 결정했다
담당의사 왈 지금 나가시고 치료 안 받으시면 죽습니다라고 겁?을 준다
하지만 죽는 건 제가 죽고 치료를 안 받는다가 아니고 아프면 찾아오겠다며 중심정맥관을 과감히
철거 수술을 받았다
6개월간 목에 구멍을 내고 호스를 삽입 각종 주사제와 항암약 그리고 수혈 등을 이 호스를 통해서
피부에 직접 주사바늘을 안꼽고 이 호스를 통해 정맥으로 직접 주입 되었던 것이다
집에 오자마자 제일 먼저 먹고싶었던 춘천 막국수를 맛있게 먹고 지금 이 글을 쓰는 퇴원 후 5년째
건강하게 생활하며 6개월에 한 번씩 혈액검사를 받고있다
첫째 잘 먹고 열심히 운동했고
한손엔 수액걸이용 받침대를 끌면서 우리 병실 젊은 환자들을 데리고 틈만나면 병실을 돌고 돌았다
옆 병실 환자분들이 저사람은 환자도 아니라고 할 정도로 쏘다녔다
둘째 항암치료 즉 공고치료 2회로 끝내고
당초 알려준 항암약이 공고치료 마지막에 사용하는 항암제였고
신장이 안좋아 약한 항암제를 사용였던것? 같아 항암을 2회로 종결, 의사가 곧 재발병 할 거라 했지만
병실을 과감히 탈출했다
셋째 직장에 복귀하자는 세가지 목표를 세웠다
법정 병가일수와 연월차를 다 소진하고 머리가 덜 자란 상태로 6개월만에 복귀했는데
명퇴 종용으로 결국 정선 사북으로 쫒기고 사택에서 쫒겨 고한 해발 850고지 산골로 들어간게
행운이었다 -KT 강제명퇴 시키려고했던 관계자들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