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성폭행 폭로' 김지은 "김건희 사과하라"
나성원 입력 2022. 01. 17. 16:49 수정 2022. 01. 17. 16:51 댓글 2791개"변화 노력에 장애물되지 말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의혹을 폭로했던 김지은씨가 “안희정이 불쌍하다”고 발언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김지은씨는 17일 “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사건에조차 음모론과 비아냥으로 대하는 김건희씨의 태도를 봤다”며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입장을 냈다.
김씨는 “2차 가해자들은 청와대, 여당 후보의 캠프 뿐만 아니라 야당 캠프에도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명확히 알게 됐다”며 “당신들이 세상을 바꿔줄 것이라 기대하지 않지만 변화의 노력에 장애물이 되지는 말아달라”고 했다.
김씨는 이어 “당신들이 생각 없이 내뱉은 말들이 결국 2차 가해의 씨앗이 됐고 지금도 악플(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며 “한낱 유한한 권력을 가지고 국민을 나누고 조롱하는 당신들에게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을 맡았던 김재련 변호사도 관련 발언에 대해 “피해자들은 언제까지 이런 버젓한 모욕을 참아내야만 하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건희의 발언은 사적대화 공개가 정당한지에 대한 논의와 별개로 피해자에 대한 끔찍한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김건희씨가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소속 이명수씨와 나눈 대화. MBC 스트레이트 방송 캡처
전날 MBC가 보도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건희씨는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소속 이명수씨와의 대화에서 “나는 안희정이 불쌍하더만 솔직히. 나랑 우리 아저씨(윤석열 후보)는 되게 안희정 편이다”라고 말했다. 또 “문재인정부에서 먼저 그거(미투)를 터뜨리면서 잡자 했잖아. 그걸 뭐 하러 잡자 하냐고 미투도. 사람이 살아가는 게 너무 삭막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3월 안 전 지사의 정무비서였던 김지은씨는 안 전 지사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재판에 넘겨진 안 전 지사는 1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지난 2019년 9월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아래는 김지은씨 입장 전문
<김건희씨 미투 관련 발언에 대한 안희정 성폭력 피해자의 사과 요구>
김건희씨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합니다. 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사건에조차 음모론과 비아냥으로 대하는 김건희씨의 태도를 보았습니다. 피해자들의 울부짖음이 담긴 미투를 그렇게 쉽게 폄훼하는 말들도 들었습니다.
사과하십시오. 당신들이 생각없이 내뱉은 말들이 결국 2차 가해의 씨앗이 되었고, 지금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2차 가해자들은 청와대, 여당 후보의 캠프 뿐만 아니라 야당 캠프에도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명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당신들이 세상을 바꿔줄 것이라 기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변화의 노력에 장애물이 되지는 말아주십시오.
한낱 유한한 권력을 가지고, 국민을 나누고, 조종하고, 조롱하는 당신들에게 맞서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