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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윤핵관 인사조치 있어야"..윤석열은 요지부동

목사골 최 2021. 12. 2. 21:20

이준석 "윤핵관 인사조치 있어야"..윤석열은 요지부동

심진용·유설희·조문희 기자 입력 2021. 12. 02. 21:08 댓글 13

[경향신문]
국민의힘 갈등 장기화 위기감
이준석 “난 거부할 당무 없다”
윤석열 “복귀 압박 생각 없다”
의총 ‘자중자애·수습’ 목소리
윤 만난 원로들도 “안고 가라”

윤석열 | 이준석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 간 내홍이 길어지고 있다. 여전히 이 대표의 당무 복귀 시점이 안갯속인 가운데, 윤 후보도 직접 접촉 등의 노력에 나서지 않아 대선 후보와 대표의 충돌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이 대표는 비공개 행보 사흘째인 2일 침묵을 깨고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무 거부’ 논란에 대해 “후보 선출 이후 저는 당무를 한 적이 없다”며 “김석기 의원(전 조직부총장)과 성일종 의원(전 전략기획부총장)을 교체해 달라는 요구를 (권성동) 사무총장이 한 것 외에는 당무에 대해 어떤 보고도, 협의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당무 공백이 발생했다는 인식 자체가 이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당무우선권을 쥔 이후 애초에 거부할 당무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제가 뭘 요구하기 위해 이렇게 한다고 보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모욕적 인식”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 논란을 두고는 “핵심 관계자발로 언급되는 저에 대한 모욕적 발언들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특히 후보가 배석한 자리에서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 먹으려고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인사는 후보가 누구인지 알 텐데 인사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 내에서의 역할은 제한적인 수준에서 할 뜻을 비쳤다. 이 대표는 “윤 후보에게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모실 생각이 없는 것으로 굳건하게 마음을 다지셨으면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김병준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선임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선대위 운영에 대해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으로서) 제 영역 외에는 다른 큰 관심사가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서울 중구에서 열린 스타트업 정책간담회 후 “(이 대표 복귀를) 무리하게 압박할 생각은 없었다”며 “본인도 어느 정도 리프레시(재충전)를 했으면”이라고 말했다.

양측 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대체적으로 ‘이렇게 가도 되느냐’는 의구심들이 있는 상황에서 몇몇 강경파들이 ‘이 대표 없이 가도 상관없다’ ‘이 대표를 쳐내야 한다’ 식의 얘기들을 후보에게 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내선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오는 6일 선대위 공식 출범 전까지는 사태가 수습돼야 한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당 상임고문들과 오찬을 했다. 신경식 상임고문은 “당장 오늘 밤이라도 이 대표가 묵고 있다는 어디 바닷가를 찾아가서 같이하자며 서울로 끌고 올라오면 내일부터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권해옥 상임고문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반발했다. 이후 비공개 회동에선 윤 후보가 이 대표를 끌어안아야 한다는 의견이 대체로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이명수 의원 등이 빠른 갈등 수습을 언급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서로 자중자애하자’는 말을 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윤 후보와 이 대표 두 사람 모두의 책임을 묻는 비판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 입장에서 압박이라고 느낄 만한 상황이 조금씩 계속되지 않았느냐”면서 “후보 주변의 몇몇 사람들이 독주하고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으레 선거 때면 있는 샅바싸움이라고 하지만 과도해지면 본인이 넘어질 수가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상임고문들과의 오찬장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과 뜻밖에 조우했다. 윤 후보가 오찬을 한 식당에 김 전 위원장도 개인 약속으로 와 있었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식사하던 방으로 찾아가 인사하고, 1분쯤 대화한 후 나왔다. 김 전 위원장은 “친구하고 점심 약속을 왔는데, 우연히 본 것”이라고 말했다.

심진용·유설희·조문희 기자 s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