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체계 마비" vs "공정성 어긋나"..의대생 국시 구제 갑론을박
강수련 기자,이상학 기자,황덕현 기자 입력 2020.12.21. 07:01 수정 2020.12.21. 09:41 댓글 356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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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코로나 특수상황, 의료인력 3000~4000명 부족"
"공정성 어긋나·사과 먼저" 반대 여전..靑 청원도 재등장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인 1097명을 기록한 20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2020.12.20/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이상학 기자,황덕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의료인력 공백 상황 등을 고려해 정부가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재응시 허용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의료인력 확보가 최우선이라며 국시 재응시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특혜를 줘서는 안 된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0일 오전 KBS1 '의료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국가고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에게 재시험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보건복지부가 '형평성·공정성' 논란으로 의대생들에 대한 추가 구제 방안은 없다고 못 박은 이후 처음이다.
정 총리는 "국민들께서 절차가 정당하냐는 문제 제기가 있어 해결을 못했는데 국민 여론이 바뀌는 것 같다"며 "국민 여론 때문에 신중한 입장이었는데 지금 처해있는 코로나 상황까지 고려해 조만간 정부의 결정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중앙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는 1097명으로 역대 최다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 16일을 기점으로 이미 3단계 기준인 1주 일평균 800명대를 넘어서면서 가용병상과 의료인력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방역 전문가들은 의료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재응시를 허용해야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9월 의대생들은 정부의 4대 의료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국가고시 응시를 거부했다. 이후 정부가 유예한 국가고시 재신청까지 거부했던 본과 4학년 의대생 2726명은 1년 유급 처리될 예정이다. 일선 병원들에서는 인턴 수급 부족 문제에 우려가 큰 상황이다.
김우주 고려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0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코로나19가 내년 3~4월까지는 갈 텐데 현재 의료인력이 3000~4000명 정도 공백이 생겼다"며 "지방 병원에서도 의사가 부족하다는 메시지가 계속해서 온다"고 의료인력 공백을 걱정했다.
김 교수는 "의대생들도 코로나19 국면에서 봉사 활동을 하면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정부도 국민을 보고 대승적 결정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도 "적어도 내년까지는 코로나19 상황이 지속할 텐데 정부가 당장 3000명의 인력을 복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진작에 국가고시 재응시를 허용했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전문가들은 인턴 의사 공백이 의료체계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인턴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1,2년차 의사들도 (업무 부담으로) 자꾸 병원을 나간다"며 "단순히 인턴이 안 들어오는 문제가 아니라 의료체계 전체가 마비될 수 있다"며 국가고시 재응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선별진료소의 검체 채취, 생활치료시설 관리 등 업무에는 전문의보다 인턴이 투입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지금은 한 사람이라도 살릴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전 교수 역시 "각 병원에서 인턴이 해야 할 일을 나머지 의사들이 나눠서 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병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루빨리 인력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의사면허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천 교수는 "실기시험의 경우 실습 연습한 것을 확인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떨어지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필기시험을 통과한 이들에게 의사면허를 주고 현장에 투입하면 의료인력을 빠르게 충원할 수 있다"고도 제언했다.
하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지난 8월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들에 대한 재접수 등 추후 구제를 반대합니다"라는 글에는 57만여 명이 동의했다. 글 작성자는 "시험 거부 자체가 투쟁의 수단이 될 수 있는 집단은 없으며, 투쟁의 수단으로 포기한 응시 기회가 추가 제공될 거라 기대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며 "그 자체로 그들은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일에도 '의대생 국가고시 재응시 특혜를 막아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의사 국가고시 필기시험이 종료된 뒤 예정에 없는 실기시험을 진행해 재응시할 기회를 주려 한다"고 주장하며 "국가 주관 시험이 공고된 원서접수 기간이 끝났음에도 2차례나 '추가 접수 기회'를 부여했다는 것만으로도 다른 국민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특혜를 받아온 것"이라 남겼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임용고시생, 대입수험생들도 많다"며 "대한민국에 '공정'이라는 것의 숨이 붙어있다면 더이상의 특권집단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의사단체의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신승목 적폐청산 국민참여연대 대표는 "국가고시 재응시 여부에 대해서 국민적 동의를 받으려면 의사 단체가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나서 국무총리가 논의를 이어갔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의사가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의료현장을 떠나면서 피해입은 환자들도 많이 있었다"며 "의사단체에서 명확한 사과도 없이 구제를 요청한다고 하면 국민들이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이런 파업을 하지 않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해야 국민도 이후 정부의 구제 정책에 수긍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hakiro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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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ung2시간전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협박하는 넘들은 필요없다. 돈벌이 하느라 바쁘지 환자 살릴 자격이 없는 넘들이다
답글14댓글 찬성하기1370댓글 비추천하기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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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조아2시간전
코로나로 발등에 불 떨어지니 의대생 구제? 얍삽합의 극치 !
답글8댓글 찬성하기394댓글 비추천하기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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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이2시간전
재시험 반대합니다.
답글16댓글 찬성하기2378댓글 비추천하기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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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kejeon2시간전
이 사태로 알게된것은 의사협회가 자기들 밖에모르는 악랄한 이익집단이란거다 자기들이 원한거니 재응시 기회주지마라 ㆍ
답글49댓글 찬성하기3685댓글 비추천하기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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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짱2시간전
아무리 어려워도 원칙이 지켜져야 나중에 더큰 화를 면할 수 있다. 지금 당장 힘들다고 자꾸만 원칙을, 말도 안되는 변명비슷한 것을 늘어놓으면서 적당히 원칙을 어길려고 한다면, 조금 지나서 더큰 화를 불러온다. 지금 힘들더라도 참아내자. 그래야 대한민국이 제대로 일어설수 있다. 안그래도 요즘 윤총장을 억지로 밀어내어 국민들 마음속에 실망감이 많은데, 또 원칙을 무너뜨리려고 하느냐??/ 정말 일 못한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변명은 필요없다. 원칙은 어떠한 경우에도 지키는 자가 지지를 받아야 한다. 더이상 실망시키지 말거라.
답글35댓글 찬성하기1653댓글 비추천하기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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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달이2시간전
말도 안되고 원칙도 없고 국민들의 지지및 공감도 얻지 못하고 도의에 어긋나는 행위가 될것입니다...
답글5댓글 찬성하기1045댓글 비추천하기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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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욱2시간전
만약..재시험 한다면 당신들 지지 안합니다. 기본과 원칙!
답글17댓글 찬성하기1185댓글 비추천하기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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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룡젬병2시간전
의료 인력 남는다고 공공의대 설립 반대 하는 놈들을 구제해준다고 ? 그럼 정권퇴진 운동한다
답글35댓글 찬성하기2477댓글 비추천하기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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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2시간전
말도 안되는 소리다 그럼 모든 공적인 시험에 동일하게 적용해라 귀신씨나락 까먹는 소리 하고 있는가 국가정책이 그렇게 쉽게 바뀌어서 되겠는가? 앞으로도 국민여론을 무시하고 이런식으로 일할건가? 귀족시험인가?
답글10댓글 찬성하기1843댓글 비추천하기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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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2시간전
정부가 부르짖던 공정성, 원칙 이런것들은 다 어디갔는지.... 절대로 안될일이다 의사협회나 시험 보이콧 한 인간들 어디 하나 잘못했다고 하는 놈들 있는지 봐라 그렇게 치면 공무원 시험부터 국가고시 못 본 사람들 다시 시험보게 해 달라고 하면 다시 보게 해줘야 한다. 이러니 문재인 정부 욕을 먹는거다....
답글9댓글 찬성하기819댓글 비추천하기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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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전
이번에 재시험 결정되는 순간 그동안 지켜온 원칙과 체계는 다 무너진다. 알면서도 이번 무능한 문 이하 정부관계자들은 재시 허용해주겠지 결국. 이렇게 댓글적나 시위하나 재시험 무조건 된다고본다. 다음정권에서 관련 관계자들 엄히 처벌했으면 좋겠다.
답글21댓글 찬성하기740댓글 비추천하기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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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2시간전
양아치의 기본을 보여주는 의혀 그래서 의사가 되면....지금하고 뭐가 달라지나
답글3댓글 찬성하기419댓글 비추천하기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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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owen2시간전
10년간 보건소에서 연봉 3천에 근무하는 조건으로 구제하면 뭐 누가 뭐래?
답글15댓글 찬성하기303댓글 비추천하기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