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타임스 "트럼프, 메르켈 벌주려 주독 미군 감축...한국 일본도 미국 불신"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2020.06.08. 17:12
트럼프가 군 투입 뜻 접은 3가지 이유
산케이 망언 릴레이 "코로나 자랑 한국 '日방역 히트작' 참고했다"
© 로이터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마국 대통령이 독일 주둔 미군을 감축하기로 한 결정이 독일은 물론 미국과 전 세계를 위험에 빠트릴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더타임스는 8일 ‘트럼프의 주독 미군 철수는 우리 모두를 위협한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칼럼은 미국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인 유럽정책분석 센터(CEPA) 수석연구원이자 더타임스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에드워드 루카스가 썼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9월까지 독일 주둔 미군 9500명을 감축할 것을 국방부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축이 실행될 경우 독일 주둔 미군은 현재의 3만4500명에서 2만5000명으로 줄어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안과 관련해 독일과 사전에 아무런 협의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독 미군 감축 지시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지지자들을 기쁘게 하는 동시에 가장 싫어하는 지도자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벌주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메르켈 총리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요청을 거부하자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은 러시아의 노르드스트림 가스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방위비 등의 사안에서도 미국과 충돌하고 있다.
더타임스는 주독 미군이 감축될 경우 유럽의 군사적 태세에 심각한 타격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타임스는 “독일 내 미군 기지는 러시아가 동유럽에서 말썽을 일으키는 상황에 대비한 긴급 계획의 핵심일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중동, 남아시아에서 수행하는 작전을 위한 훈련, 물류, 의료지원, 정보수집 기능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미군에게 독일의 중요성은 유럽 내 50여개에 이르는 미군을 관할하는 미군 유럽사령부가 독일 남부 슈투트가르트에 있다는 데서도 드러난다.
더타임스는 주독 미군 감축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의 핵심 기반을 해친다는 점에서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독일과 미국의 대서양 동맹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이익이 된 금융, 보건, 법률, 무역, 안보 부문의 국제적 협력 시스템의 핵심인데, 모든 것을 상거래의 관점에서 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세계관에서는 이 같은 국제적 협력이 자리잡을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더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탈퇴하고 나토도 경시하면서 그 자리에 정치적 찬사와 미국무기 구매를 동반하는 양자협정을 채워 넣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더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태도가 유럽뿐 아니라 미국에 대한 아시아 국가들의 신뢰도 무너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심술스러운 행동” 때문에 “한국과 일본 같은 나라들은 의문의 여지 없이 안보를 보장해주리라 믿어온 미국을 점점 더 불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타임스는 이어 “중국과 러시아의 오판 위험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독일마저 이렇게 대한다면 대만이나 에스토니아는 어떤 대가를 치르겠느냐”고 반문했다.
더타임스는 특정 사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의력이 오래 가지 않는 편이고, 미국 의회가 철군 비용 지급을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그나마 남은 희망이라고 지적했다.
'관심있는 뉴스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년간 2천만 장..누가 무슨 돈으로 보내나 (0) | 2020.06.12 |
---|---|
공무원 65세로 정년연장?.."'철밥통' 호봉제부터 손봐야" (0) | 2020.06.09 |
바이든, 힐러리가 못넘은 지지율 50% 훌쩍..대선승리로 이어갈까 (0) | 2020.06.08 |
트럼프, 독일주둔 미군 감축 지시..WSJ "한국도 걱정" (0) | 2020.06.06 |
"연봉 5천만원인데".. 환경미화원 꿈꾸는 20·30대들 (0) | 2020.0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