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2 여야 판세분석 논란
민주당 역풍 우려 “자중자애해야”
지역구 의석 130+α 전망 유지
통합당, 수도권 총력 110+α 예상
28석 호남선 민주당 “26곳 우세”
65석 영남은 통합당 “62곳 앞선다”
28석 충청, 각각 14석 vs 16석 전망
11석 강원·제주선 6석 vs 4석 예측
접전지는 민주 “59곳” 통합 “37곳”
4·15 총선을 사흘 앞둔 12일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공표하는 판세엔 이 같은 ‘정치한 셈법’이 숨어 있다.
지역구 253곳을 두고 민주당은 130+α라고 말한다. 하지만 수도권(121곳)·영남(65곳)·충청(28곳)·호남(28곳)·강원·제주(11곳) 권역별로 따졌을 때 우세 또는 경합우세 지역을 140곳으로 판단했고 접전 지역도 59곳으로 봤다. 민주당이 접전 지역에서 사실상 패배를 예상하는 게 아니라면 α의 범위를 대단히 넓게 보고 있는 셈이다.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 등 민주당 지도부는 펄펄 뛰고 있지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최근 유튜브 ‘알릴레오’에서 “비례 의석을 합쳐서 범진보 180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통합당은 110+α를 내놓았다. 우세와 경합우세 지역을 합하면 대충 109석 정도다. 여기에 접전지는 37곳 정도다.
특히 승부의 갈림처인 수도권을 두고 민주당은 우세 또한 경합우세를 87곳, 접전을 22곳으로 파악했다. 통합당은 우세 또는 경합우세 31곳, 접전 27곳으로 판단했다.
47석이 걸린 비례대표 선거에선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경우 14석을 예상한다. 이에 비해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14~17석을 기대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우리가 사력을 다해 선거운동해서 1당을 확보했다”며 “2단계 목표는 과반이 넘는 다수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모두가 자중자애하면서 더 절박하고 더 간절하게 호소하고 몸을 낮춰 국난 극복을 위한 지지를 호소해야 겨우 이길까 말까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지금 문재인 정권의 오만이 극에 달했다”며 “180석을 자기들이 가져가겠다면 가져가는 것이냐. 국민들이 줘야 하는데 이런 발언은 국민을 주인으로 생각하는 자세가 아니다”고 했다.
수도권 121석, 민주 “87곳서 우세” 통합 “31곳서 앞서”
◆수도권(121석)=민주당은 수도권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고 보고 있다. 서울 38곳(전체 49곳, 77.6%), 인천 9곳(13곳, 69.2%), 경기 40곳(59곳, 67.8%)을 우세 또는 경합우세 지역으로 분류했다. 이에 비해 통합당은 “서울에서 최소 16석, 경기·인천에서 25석 확보를 내다보고 있다”(성동규 원장)고 한다.
민주당은 서울에서 20대 총선 때 미래통합당에 빼앗긴 강북권의 강북갑(천준호)·도봉을(오기형)과 서남권의 강서을(진성준)·양천을(이용선) 등에서 탈환을 노리는 한편 민주당 현역 지역구인 강남을(전현희)·송파을(최재성)·송파병(남인순)을 지키기 위해 힘쏟고 있다.
통합당은 강남 벨트를 중심으로 8곳 가량을 우세·경합우세로 분석했다. 그 밖에 송파을(배현진)·송파병(김근식)·광진을(오세훈)·동작을(나경원) 등 격전지 13~14곳 중 8곳가량에서는 이길 것으로 통합당은 전망했다.
전국 판세의 가늠자였던 인천에서는 민주당 현역인 7곳의 안정적인 승리와 부평갑(이성만)·서갑(김교흥) 수복을 노린다. 통합당은 연수을(민경욱), 중-강화-옹진(배준영), 남동갑(이원복), 동-미추홀갑(전희경) 등을 우세 또는 경합우세로 판단했다.
경기에선 민주당은 40석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기북부에서는 동두천-연천(서동욱)·포천-가평(이철휘)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안정우세라고 보고 있다. 통합당은 이천(송석준)·안성(김학용)·동두천-연천(김성원)·평택갑(공재광)·평택을(유의동) 등 5개 지역을 확실한 우위로 내다봤다.
◆충청(28석)=민주당은 대전 내 기존 현역 지역인 서갑(박병석)·서을(박범계)·유성갑(조승래)·유성을(이상민) 등은 당선권으로 판단하고 있다. 분구로 한 석이 늘어난 세종갑·을에서도 우세를 점친다.
통합당은 전체적으로 백중세라고 분석한다. 대전(7석)에서는 현역 의원이 있는 대덕(정용기)·동(이장우)·중(이은권) 등 3개 지역구를 경합우세로 분석했다. 충남(11석)에서는 홍성-예산(홍문표)·보령-서천(김태흠) 등 7개 지역을, 충북에선 충주(이종배)·보은-옥천-영동-괴산(박덕흠) 등 6개 지역을 우세·경합우세 지역으로 봤다.
◆영남(65석)=민주당은 수도권과 함께 핵심 승부처로 꼽히는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일단 현상 유지(10석)를 목표로 삼았다. 자체 분석 결과, 부산 중-영도(김비오)·남을(박재호)·북-강서갑(전재수) 등에서 우세, 부산진갑(김영춘)은 경합우세로 나타났다. 경남은 김해갑(민홍철)·을(김정호)·양산을(김두관) 등에서 수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합당에선 본진격인 대구·경북(TK)에서 통합당은 25석 싹쓸이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에 의석을 내줬던 대구 수성갑(주호영)·북을(김승수)도 확실한 우세로 봤다. 홍준표 무소속 후보와 이인선 통합당 후보가 대결 중인 수성을은 경합우세로 봤다. 통합당은 경북 13개 지역에서도 낙승을 예상했다. PK에서도 통합당은 전체 40개 지역구 가운데 37개 지역을 우세 혹은 경합우세로 전망했다. 부산에서는 “북-강서갑(박민식) 등이 당초 격전지로 분류됐지만 최근 들어 우세로 돌아서는 등 변화의 흐름이 나타난다”는 게 통합당 핵심 관계자의 전언이다.
◆호남(28석)=20대 총선 당시 국민의당에 밀려 3석에 그쳤던 곳이지만, 이번에는 전 지역구 석권도 노려볼 만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은 전북에서 군산(신영대), 남원-임실-순창(이강래) 등 무소속 현역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일부 지역만 접전으로 보고 있다.
◆강원·제주(11석)=민주당은 8석이 걸린 강원에서 3석을, 제주에서는 3석 전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용어로 ‘어닝 서프라이즈’ 지역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우세를 점치는 곳은 원주갑(이광재), 을(송기헌), 춘천-철원-화천-양구갑(허영) 등이다.
통합당은 강원(8석)에서는 홍천-횡성-영월-평창(유상범), 동해-태백-삼척-정선(이철규), 속초-인제-고성-양양(이양수) 등 4개 이상의 지역구에서 당선자를 낼 수 있을 거라고 봤다. 제주에서는 제주갑(장성철)을 유일하게 경합 지역으로 보고 1석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영익·하준호 기자 hany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