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생활법규

냉면 한 그릇 2만원·칼국수 1만원될라

목사골 최 2019. 2. 13. 14:25

"이러다 냉면 한 그릇 2만원·칼국수 1만원될라"..을밀대·명동교자, 가격 줄인상(종합)

이선애 입력 2019.02.12. 17:30 수정 2019.02.13. 13:10

        
      
유명 맛집 을밀대 냉면 가격 인상..시장 가격 영향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냉면 1년간 가장 많이 오른 품목
칼국수 가격도 요동..맛집 명동교자 9년만에 인상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남북통일농구경기 환영만찬에 나온 평양냉면./사진공동취재단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서민음식으로 사랑을 받는 냉면과 칼국수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특히 유명한 맛으로 소문난 곳을 중심으로 올 들어 잇따라 가격을 올리며 시장 가격 인상을 주도하는 모양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을밀대 일산점이 오는 3월1일부터 가격을 인상한다. 가장 대표적인 물냉면이 1만1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9.1% 오른다. 원재료, 인건비 등 각종 비용 상승이 가격 인상의 이유다. 을밀대 가격은 2016년 초까지 9000원 수준이었지만, 당시 1만원~1만1000원으로 오른 후 이제 1만2000원에 이르렀다. 을밀대 강남점의 물냉면 가격도 지속적으로 올라 현재 1만2000원이다. 이외 마포 본점이나 역삼·잠실점은 1만1000원을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가격 인상 가능성도 점쳐진다.


1971년 문을 연 을밀대는 평양냉면 마니아들 사이에선 성지와 같은 곳이다. 메밀 함량이 높은 국수와 양지·동치미로 우려낸 육수가 어우러진 정갈한 맛이 특징이다.


종로에서 냉면과 비빔국수 등을 판매하는 김두선(가명·45) 씨는 "유명 냉면 맛집 가격이 죄다 1만원이 넘는데, 우리도 가격 인상을 고심중"이라며 "전국적으로 가격이 오르지 않겠냐"고 전했다.


을밀대 냉면.

현재 서울 지역 유명 냉면집 가격은 대부분 1만원을 넘어선다. 냉면 체인점으로 유명한 봉피양 방이동 본점의 경우 순면 1인분 가격이 1만7000원, 일반 평양냉면도 1만4000원에 이른다.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됐다는 우래옥의 평양냉면 가격은 1만3000원, 필동면옥의 가격은 1만1000원이다. 냉면 한 그릇 가격이 1만원이 넘어서면서 평양냉면 마니아 사이에서 "올라도 너무 오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의 외식비 가격동향에 따르면 김밥·짜장면·칼국수 등 8개 외식 품목 중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올랐던 품목(서울특별시 기준) 역시 냉면이었다. 냉면 가격은 지난해 1월 서울 기준 8192원에서 12월 8808원으로 616원(7.5%) 올랐다. 연도별 가격은 2015년 8171원, 2016년 8130원, 2017년 8045원, 2018년 8680원으로 꾸준히 올랐다. 2015년과 비교하면 가격 상승률은 6.2%에 달한다.


특히 냉명은 남북정상회담에서 옥류관 평양냉면이 주목 받은 이후 소비자들이 더욱 많이 찾는 메뉴가 됐지만, 그 틈을 타 가격을 올린 곳이 많이 생기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직장인 이두원(38)씨는 "삼삼한 맛의 평양냉면을 즐겨 먹는데 자주 가던 평양냉면 집이 가격을 1000원 올렸다"며 "원래도 일반 식사 한끼보다 가격이 높은데 자주 찾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칼국수 가격도 요동치고 있다. 유명 칼국수 전문점 명동교자가 9년 만에 가격을 인상했다. 명동교자는 지난 1일자로 칼국수 가격을 8000원에서 9000원으로 올렸다. 콩국수, 비빔국수 등 다른 국수류도 1000원씩 가격이 올랐다. 명동교자 측은 "원재료비와 인건비 등 각종 비용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명동교자는 권위 있는 레스토랑 평가서 미쉐린 가이드의 '2019년 빕 구르망(가성비 좋은 맛집)'에 선정됐으며, 서울 명동과 이태원에 위치해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 맛집이다.

명동교자 칼국수.

명동교자 가격 인상 소식에 시장 가격 역시 들썩이고 있다. 광명에서 칼국수 식당을 운영하는 최갑수(가명·39) 씨는 "한 그릇에 5000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최근 각종 비용 부담이 있어 3년만에 가격을 올릴까 고민 중"이라며 "임대료와 원재료 값을 감안하면 5000원으로는 솔직히 이윤이 많이 남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칼국수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조사한 9종(김밥·냉면·자장면·칼국수·김치찌개·삼겹살·비빔밥·부대찌개·설렁탕) 외식품목 중 올해 가장 큰 폭으로 가격이 인상된 품목에 속한다. 물가감시센터가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전국 80개 지역을 대상으로 가격조사를 실시, 외식비 동향을 분석한 결과 모든 품목에서 가격인상 결과가 나타났으며 칼국수(2.1%)의 가격 인상폭이 가장 컸다. 물가감시센터는 가격 인상요인으로 급격하게 상승한 임대료와 최저임금 인상, 폭염으로 인한 원재료비 상승 등을 꼽았다.


칼국수 가격은 서울 기준 2015년 6538원 2016년 6630, 2017년 6596원, 2018년 6692원으로 올랐다. 지난해의 경우 1월 6577원에서 12월 6769원으로 2.91% 올랐다. 지역별로는 제주도가 7250원으로 가장 비쌌고 경기도 7019원, 광주광역시·울산광역시·전라남도가 7000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