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생활법규

템플스테이

목사골 최 2017. 8. 20. 13:58

종교마다 계율을 지키고 따라야하지만 종교에 앞서 한인간 즉 영장류 동물이다

생명이 영원하지않듯 사는동안 사람답게 사는 것이 참 종교 아닐까 ?


"스님도 어쩔 수 없을 때는 모기 죽이고 육식도 해요"

권영미 기자 입력 2017.08.20. 09:13 수정 2017.08.20. 09:16

[템플스테이에서 나를 만난다④] 연꽃 만발한 서울 도심속 도량 조계사

[편집자 주] 바쁜 생활 속에서 잠시 쉼표를 찍고 싶을 때, 성공과 명예를 좇는 '속물'이 되어 진짜 '나'는 없어진 듯할 때 조붓한 산길을 따라 절에 가보자. 예불, 108배, 명상, 발우공양, 운력을 하며 자연 속에서 조용히 생활하다보면 시름은 사라지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을 듯하다. 뉴스1은 전국 각지의 절을 찾아 기자가 직접 템플스테이를 체험해보는 기획시리즈 [템플스테이에서 나를 만난다]를 준비했다.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누름돌'같은 스님들의 지혜로운 말씀과 각 절의 특징적인 프로그램을 맛볼 수 있는 이 시리즈의 네번째는 '빌딩숲에서 만난 연화세계' 서울 조계사 편이다.

조계사© News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스님들도 물리면 동물적 감각으로 모기를 치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화가 화를 불러오고 감정이 감정을 불러옵니다. 이 화가 어디서 온 것인지 나를 돌아봐야 합니다."

지난주 서울 종로구 견지동에 위치한 조계사(曹溪寺)에서 열린 템플스테이에서 참가자들은 스님과 차를 마시며 템플스테이 첫날인 전날밤의 경험을 나누었다. 창문을 열어놓아 들어온 모기 때문에 잠을 설쳤다는 한 참가자가 "너무 화가 치밀었다. 그래서 일어나 모기를 잡았는데 한 마리 한 마리 때려잡을(!) 때마다 희열이 더 커졌다"고 말하자 효일스님은 이같이 말했다.

스님은 "대부분의 화는 자신이 만든 벽에 무엇인가가 부딪쳐 생겨난 것"이라면서 "억울하고 화나는 상황에 맞닥뜨리더라도 즉각 화를 내지 말고 이 화가 어디서 왔는지 생각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하려고 노력하라"고 당부했다. 그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마음의 그릇'이 커지고 웬만한 화로는 마음을 다치지 않게된다는 것이다.

스님들에게는 화를 한번 걸러 볼 수 있는 '여과지' 역할을 하는 것이 '부처님의 말씀'이라고 했다. "'부처님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요. 사회생활에서는 '어떻게 공존할까'의 관점으로 살면 좋을 것 같아요."

스님과의 차담© News1

◇"스님도 어쩔수 없을 때는 살생과 육식한다"

효일스님은 살생과 육식에 대해서 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다면서 융통성있는 태도를 보였다. "아프리카에 있는데 살생하면 안된다고 해서 말라리아 모기를 죽이지 않을 수는 없다. '살아있는 자체가 죄'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내가 걸어가는 발 밑에 죽어가는 생명이 늘 있다"는 것이다. 스님은 "중요한 것은 이것을 통해 나는 무엇을 얻고 세상에 무엇을 줄 수 있는가"를 생각하는 것이라며 말을 이었다.

"오탁악세(五濁惡世), 즉 시대의 더러움을 뜻하는 '겁탁'(劫濁), 사악한 사상과 견해인 '견탁'(見濁), 탐욕 등으로 더러운 마음인 '번뇌탁'(煩惱濁), 함께 사는 이들의 더러운 몸과 마음을 뜻하는 '중생탁'(衆生濁), 짧아지는 수명의 '명탁'(命濁) 등 다섯가지 더러움 속에서 나로 인해 슬프고 아픈 이들이 없도록 늘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또 육식에 대해서는 "부처님 당시의 스님들은 고기를 먹었다. 육식이나 오신채(마늘·파·부추·달래·흥거)를 먹으면 화가 많아지기에 금하는 것이다. 육신이 병들어 있다면 고기를 먹어 힘을 차려야지 법을 지킨다고 죽음을 택한다면 어리석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가에서는 죽이는 장면을 보지 않은 고기나 죽이는 소리를 듣지 않은 고기, 자신을 위해 잡은 것이 아님을 알고 난 고기, 수명이 다해 스스로 죽은 생물의 고기, 매나 독수리 따위가 먹다 남은 고기 등 오정육(五淨肉)을 먹어도 된다고 규정한다"고 설명했다.

조계사 템플스테이에서 참가자들이 연등을 만들고 있다.(조계사 제공)© News1

◇연꽃으로 가득한 경내, 극락세상이 따로 없어

서울 도심에 위치한 조계사는 국내 최대 불교 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의 제1교구다. 중국 선불교의 육대 조사인 혜능대사(638~713)가 수도했던 조계산에서 이름을 따왔다.

원래 고려 말(14세기 말엽) 현 수송공원(전 중동고등학교 위치)에 창건한 사찰로서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1910년 한용운, 이희광 스님 등이 각황사(覺皇寺)란 이름으로 다시 창건했다. 그 뒤 태고사(太古寺)로 다시 이름을 고쳐 1936년 한국 불교의 최고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다가 1954년 일제의 잔재를 몰아내려는 '불교정화운동'이 일어난 후 지금의 조계사로 이름을 바꾸었다.

사찰의 중심인 대웅전은 일제강점기 때 전북 정읍에서 창시된 민족종교인 보천교(普天敎)의 교당인 십일전(十一殿)을 1938년 이전해왔다. 조계사 대웅전은 규모와 양식적인 면에서 1920년대 건립된 불전을 대표하는 건물로 평가된다.

조계사 대웅전© News1
조계사에 핀 연꽃들과 백송(가운데)© News1

조계사 법당은 불교 행사의 중심 장소로서 거의 일년 내내 법문이나 염불, 강좌, 제사 등의 의식이 거행된다. 조계사 법당 뒤에는 조계종단 전체를 관할하는 행정기관인 조계종 총무원 건물이 서 있고 경내에 위치한 불교중앙박물관은 전국 사찰에서 보관하기 어려운 불교문화재가 관리, 전시되고 있다. 조계사 주변은 사찰음식점과 찻집, 불교용품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어우러져 향내 그윽한 거리를 만들고 있다.

조계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것은 경내에 가득찬 연꽃이다. 연꽃은 진흙 속에 몸을 담고 있지만 더럽혀지지 않고 자신의 청정함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이것은 사람의 마음은 본시 청정하여 비록 나쁜 환경 속에 처해 있다 할지라도 결코 더럽혀지지 않는다는 불교의 기본교리를 상징한다고 불교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또 불교 경전인 '아미타경'(阿彌陀經)에 따르면 연꽃은 극락정토(極樂淨土)를 상징한다.

조계사 경내 돌부처© News1
조계사 연꽃© News1

수령이 500년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천연기념물 제9호인 백송, 수령 45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서울시 지정보호수인 회화나무도 방문객들을 반겨준다. 다른 사찰과 달리 사찰에 들어서는 세 가지의 문인 일주문(一柱門), 사천왕문(四天王門), 불이문(不二門) 등이 하나로 합쳐져 있다.

그나마 문을 닫는 일 없이 늘 열려 있어 도심 속에서 지친 대중의 발길을 연화세계로 초청한다. 하지만 늘 열려 있다고 쉽게 보지 마시라. 쇠로 만든 사천왕상이 위용을 자랑하며 버티고 서 있어 사바세계(娑婆世界)의 욕심과 더러움에 찌든 이들이 들어서면 절거덕 소리를 내며 창으로 앞을 가로막을 듯하다.

조계사 정문© News1
조계사 정문의 사천왕상©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