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리 후보群 누가 있나
親文은 남재희·박승·안경환
김성재는 민주당과 대립각
여권은 김황식·이인제 꼽지만
여소야대서 野동의 힘들 듯
박근혜 대통령이 김병준 교수의 국무총리 지명을 철회하고 국회에 총리 추천을 요청함에 따라 차기 총리 후보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권 성향 인사들이 주로 거론되는 가운데 여야 지도부는 벌써 합의를 위한 물밑 작업에 들어가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총리 후보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사는 일단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다. 앞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박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후보로 제안하기도 했고, 국민의당에서도 크게 거부감을 느끼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친문(친문재인) 진영에서는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두 인사 모두 개헌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개헌에 부정적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야권에서는 “김 전 대표나 손 전 대표 모두 간단찮은 사람으로, 전권을 휘두르려 할 텐데 박 대통령이나 문 전 대표 모두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친문 일각에서는 전날 문 전 대표가 시국회동을 가진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장 등을 거론하기도 한다.
국민의당 등에서는 김성재 김대중아카데미 원장이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 원장은 김대중정부에서 민정수석, 문화관광부 장관 등을 지냈고,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과도 가깝다. 이정현 대표가 최근 물밑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후보가 김 원장이라는 말도 나온다. 박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저와 가까운 동교동계 한 인사가 이 대표로부터 전화를 받아, 제가 그 인사를 총리로 추천하면 여당도 제안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그러나 올 초 분당 국면에서 문 전 대표에게 맹비난을 퍼붓는 등 대립각을 세워 민주당의 동의를 얻기는 힘들 전망이다.
여권에서는 비박(비박근혜)계를 중심으로 김황식 전 국무총리, 친박(친박근혜)계에서는 이인제·한화갑 전 의원 등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의 동의를 받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
여야 합의가 난항을 겪을 경우 김병준 총리 지명자가 다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야당이 스스로 지명 철회의 명분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