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사진

아~무등산

목사골 최 2013. 2. 5. 10:03

 

[ZOOM인 광주 | 무등산 옛길]스물한 번째 국립공원, 그 갈 수 없는 정상② 무등산 옛길2구간 '무아지경길' 

 

↑ 1000m 이상의 고지대에 발달한 주상절리대는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다.


올라갈 수 없는 정상 '천왕봉'

정상 올라가는 길은 울타리가 막고 있어, 아쉽게도 갈 수 있는 곳은 정상 해설판까지다. 현재 정상은 군부대가 주둔한 상태로 국가안보차원에서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언제까지나 울타리 너머에서 바라만 볼 줄 알았던 정상이 2011년 5월 14일, 정상부근 인왕봉과 지왕봉에 한해 하루 동안 시민들에게 개방되었다. 1966년 군부대가 주둔한 이후 45년 만의 일. 그 후로 2011~2012년에 걸쳐 총 6차례 정상부근이 개방되었지만 제일봉인 천왕봉만은 방공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여전히 출입이 불가하다. 그럼에도 무등산 정상이 개방되는 날이면, 전국 방방곡곡에서 몰려오는 등산객들로 인해 기차놀이를 하며 올라야한다. 국민들의 정상을 향한 열망만큼이나 하루빨리 정상으로의 산행이 자유롭길 기대해본다.

↑ 해발 900m에 위치한 장불재 풍경


울타리 넘어 불어오는 정상의 거센 바람을 뒤로한 채 입석대 방향으로 걸음을 옮긴다. 정상부근의 칼바람이 언제 불었냐는 듯 햇볕을 바라보며 내려가는 길은 따뜻하고 온화한 분위기마저 감돈다. 커다란 바위 뒤에는 쉬었다 가려는 등산객들이 숨바꼭질 하듯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따뜻한 볕에 밤새 내린 눈이 녹기도 했지만 오히려 더 미끄러울 수 있으니 아이젠은 하산 할 때 더 유용하게 사용된다. 바위를 따라 내려가는 길 앞으로는 백마능선이 펼쳐진다. 가을이면 억새밭이 말갈기처럼 은빛을 핀다고 하니 사철경관이 모두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승천암 등 다양한 형태의 기암괴석들을 지나면 입석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높이가 10~16m에 이르는 돌기둥들은 흔히 그리스신전의 모습 같다고 표현할 정도로 웅장하다. 길고 짧은 여러 개의 돌기둥이 솟아있어 비교적 가지런한 돌기둥의 서석대에 비해 좀 더 입체적인 모습이다. 입석대를 지나 장불재에 다다르니 사람들로 북적인다. 해발 900m 높이지만 산상음악회가 열리기도 했을 만큼 넓은 공간이다. 그래서인지 장불재는 마치 무등산 만남의 장소처럼 보인다.

↑ 겨울철 구경거리인 얼음바위의 멋진 광경


장불재 갈림길에서 연결되는 군사작전도로를 따라 하산하면 원효사까지 연결된다. 군사작전도로는 중간 중간 다른 등산코스와 합류되는 곳이 있어 탈출구로도 이용되고 있다.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라 다른 계절의 경우 지루하고 더위를 피하기도 어렵지만, 겨울만큼은 다르다. 나뭇잎에 가려 보이지 않던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눈으로 덮인 도로는 산길과 다르지 않다. 오히려 장애물 없이 이어지는 완만한 길과 함께 볼거리도 많다.

먼저, 군부대입구삼거리 전 길옆 산비탈을 따라 흐르는 돌바다를 만난다. 주상절리의 풍화와 침식과정을 엿볼 수 있는 것으로 수천 만 년 전의 흔적인 '너덜겅'이다. 무등산에서 너덜겅을 볼 수 있는 곳은 천왕봉 남쪽의 지공너덜과 증심사 동쪽의 덕산너덜을 포함해 6곳 정도 있다 한다. 너덜겅을 지나 20여분 가면 신비로운 광경과 마주하게 된다. 일명 얼음바위. 바위 위로 조금씩 흘러내리는 계곡물이 추운 겨울이면 얼어붙어 자연이 만든 얼음축제가 열린다. 커다란 고드름과 얼음은 소규모 빙벽장을 연상케 한다.

광주 시내를 눈에 담고 산 아래로 내려서니 종점인 원효사 일주문이 반긴다. 옛길을 통해 오르는 무등산은 운치 있으면서도 아늑해 광주시민들이 어머니의 품처럼 느끼는 이유를 알게 해준다.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안정감과 든든함을 주는 어머니 같은 산. 이제는 국민을 품고 감싸주는 산으로 빛나길 기대한다. ⓜ




산길

무등산의 등산로는 광주 시내에서 가깝고 교통도 편리한 증심사 쪽이 잘 발달되어 있다. 화순 쪽 코스들은 광주 쪽에 비해 조용해서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지만 교통이 불편하다. 무등산 정상인 천왕봉과 북릉을 거쳐 꼬막재까지 이어지는 능선은 군사시설물이 자리 잡고 있어 입산통제 구역으로 정상인 천왕봉을 중심으로 빙 돌아가게끔 등산로가 나있다.

종주코스는 능선 허리를 타고 정상을 중심으로 한 바퀴 돌게 된다. 증심사~중머리재~장불재~입석대~서석대~규봉암~꼬막재~무등산장~원효사를 잇는 코스는 14km 정도로 6시간가량 소요된다.

증심사 기점코스는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로 워낙 산길이 여러 갈래로 나 있어 다양하게 오를 수 있다. 등산객들은 대부분 중머리재를 거쳐 장불재에 올라 입석대와 서석대를 보고 하산한다. 장불재 남쪽 KT중계소를 지나 남동쪽으로 뻗은 백마능선은 안양산자연휴양림으로 이어진다. 한편 백마능선은 가을철 억새가 활짝 필 때면 광야를 달리는 준마의 등줄기 같다 하여 이름 붙여진 곳으로 봄에는 철쭉이 화려하게 수를 놓는다.

무등산 옛길 복원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옛길코스는 시민들에게 선조들의 옛 문화와 정취를 느끼면서 사색할 수 있는 색다른 구간을 제공한다. 기존 증심사 지구에 탐방객이 몰리는 편중된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 2008년부터 공사가 추진되어 옛길1·2·3구간이 조성됐다. 1구간은 산수동을 기점으로 원효사를 잇는다. 2구간은 원효사에서 서석대에 오르는 등산로이며, 3구간은 장원삼거리에서 충장사를 거쳐 담양 가사문화권으로 이어지는 '역사길'이다.


교통

무등산은 광주시내에 위치해 표지판이 잘 되어있으며, 시내버스가 잘 발달해 대중교통도 편리하다. 무등산은 크게 증심사와 원효사 지구로 나눌 수 있는데 증심사 지구의 교통이 발달해 있다. 첨단09, 지원35, 지원50, 지원51, 지원54, 봉선76번 버스를 이용해 증심사까지 이동할 수 있고, 광천터미널에서 이용 시 첨단09번 버스를 이용하면 가장 빠르게 갈 수 있다. 원효사 지구까지는 1187(지선)번 버스 한 대만이 운행 중이며, 배차간격은 15~18분이다.

지하철 이용 시 학동·증심사입구역이나 소태역에서 내리면 된다. 학동·증심사입구역에서 내리면 증심사 지구까지 가는 시내버스로 갈아타야 하며, 소태역에서 내리면 4번 출구를 이용해 바로 마집봉으로 오르는 산길로 접어들 수 있다.

 

볼거리

무의재미술관

남종문인화의 대가인 의재 허백련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의재문화재단(이사장 허달재)이 2001년 건립한 의재미술관은 무등산 서쪽 기슭 증심사로 오르는 등산로 입구에 자리 잡고 있다. 허백련 화백이 광복 직후부터 타계할 때까지 작품활동에 매진했던 곳에 지어진 미술관에는 사군자와 서예 등 선생의 시기별 대표 작품과 미공개작 60여 점을 비롯해 낙관과 화실인 춘설헌 현판, 사진과 편지 등 각종 유품이 전시되고 있다. 의재미술관은 그 자체만드로도 하나의 좋은 작품으로 무등산 등산로의 지형적 요건을 그대로 살려 '2001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문의 062-222-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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