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호남 3개 시·도당 합동논평 "유감"
【광주=뉴시스】맹대환 송창헌 기자 = 박근혜 정부 첫 호남 총리로 거론되고 있는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보여준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한 '호남 몰표'에 대해 "무겁지 못하고 충동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고 발언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민주당 호남지역 3개 시·도당은 이례적으로 합동논평을 내고 망언이라며 유감을 표시하고 사과를 요구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박 지사는 8일 광주M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인 '
시선집중 광주'에 출연해 '대선 이후 호남고립이 우려되고 호남인들 스스로도 '멘붕(멘탈 붕괴)'상태라고 표현하는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앵커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박 지사는 "(90%가 넘는 몰표는) 시·도민들이 스스로 선택한 결과"라며 "그때 그때 충동적 판단에 따라 전국적인 선택과 너무 다르다보면 결국 지역 발전을 위해서도 좋은 투표행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이 지역 출신으로서 정말 오랫동안 지지를 해줄 값어치가 있는 인물이라면 압도적 지지를 하고 다른 지역과 다른 선택을 하더라도 '그럴만 하다'고 얘기했을 것이지만, 지역출신도 아니고 호남인들 스스로 '정치를 잘못했다'고 평가한 세력에 대해 몰표를 준 건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패배요인에 대해서는 "과거 민주당 행태를 보면 늘 불안했고 국민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도, 자성하지도 않았다"며 "그래서 국민들이 표를 안줬다고 본다. 차분해질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참여정부 필패론'도 재차 강조했다. 박 지사는 "참여정부는 실패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로 국민들은 '동정'은 했지만 '지지'는 아니었음에도 (당이)그것을 착각해 선거를 치렀다고 본다"며 "국민들이 얼마나 무섭고 냉정한 지를 다시금 인식하고 당이 좀 더 무거워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지사의 이날 발언은 민주당 3선 도지사로서 순천무공천과
서울시장 선거, 야권연대 과정에서 당지도부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은 박 지사의 평소 행보에 비춰볼 때 "예견된 소신발언"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시·도민들의 소중한 권리행사를 지나치게 평가절하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호남 몰표가 온전히 친노세력이나 민주당에 대한 지지라기보다 정권교체와 새정치에 대한 열망을 표출한 측면이 강하다는 여론과도 궤를 달리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박 지사는 이와 함께 옛
동교동계 인사인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한광옥 전 DJ비서실장,
김경재 의원의
박근혜 후보 지지와 관련해서는 "민주당 안에서 패권주의에 막혀 그들의 역할이 없었다"며 "평소 존경했던 분들로, 그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중요한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주당 광주시당, 전북도당, 전남도당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이란 분이 이렇게도 호남의 선택을 잘못이라고 규정하며 몰아붙일 수 있는지 믿을 수 없다. 너무나 충격적이다"며 "국가, 민족, 지역의 앞날을 위해 고뇌하고 스스로 선택한 호남인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고 뒤통수를 친 격이라 아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언배경이 무엇이며 그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둬들이기 힘들다"며 "박 지사는 호남과 호남인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데 대해 사과해야 하며 호남인의 판단을 가볍고 충동적이라한데 대한 명쾌한 논리의 근거를 제시하길 요구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민주당 3개 시·도당은 "박 지사는 지난 십수년 동안 전남의 수십만 당원들로부터 전폭적 사랑과 지지를 받아 그 후광을 얻어 별 어려움없이 3선 단체장에 오른 지도자가 아니던가"며 "호남인들은 역사적으로 대의와 명분을 늘 중요하게 여겨온게 주지의 사실이지만, 이리 터무니없이 곡해 받는 것 같아 정치적 현실이 너무나 서글플 따름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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